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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몰래 동성 결혼→이혼" 커밍아웃한 美파일럿, 韓복귀한 사연 ('무물보')

OSEN

2025.08.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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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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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수형 기자]미국에서 활동 중인 파일럿이 방송을 통해 커밍아웃과 가족, 그리고 한국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털어놨다.

4일 방송된 KBS Joy 채널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캐나다와 미국 국적을 가진 파일럿이 출연해 가슴 아픈 성장기와 가족과의 화해 과정을 고백했다.

사연자는 고등학생 시절 가족과 함께 이민을 떠난 배경에 대해 “한국에서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 맞기도 하고 친구 하나 없이 지냈다”며 “고2 때 처음 과외하면서 친구가 생겼는데, 너무 좋아하다 보니 집착처럼 됐고, 그 친구가 내 남자친구냐며 놀림당했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그는 이후 “이렇게는 못 살겠다 싶어서 부모님께 이민을 부탁했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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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미국에서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동생에게 커밍아웃했고, 이후 2013년 12살 연상의 남성과 결혼했다. 10년간 함께 살았지만 2년 전 이혼했다”며 “결혼 사실을 부모님께 숨겨야 했고, 부모님이 집에 와도 함께 모실 수 없던 상황이 죄송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부모님과 멀어졌다는 그는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용기를 내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고백했다. “부모님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이 고민했지만,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그는 “당시엔 소리지르고 난리였지만, 작년에 아무 말 없이 부모님이 퀴어 퍼레이드에 다녀오셨더라”며 “다른 성소수자들을 보며 ‘네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하셨다. 큰 감동을 받았고, 그날 이후 부모님과 소통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은 내 행복만을 진심으로 빌어주신다”며 울컥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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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서장훈은 “가장 넘기 어려운 벽이 부모인데, 그 벽을 넘은 것 같다”며 “부모에게 받아들여진다는 건 너무 큰 용기와 시간의 결과”라고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사연자는 이혼 후 한국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예전엔 한국이 싫고 부끄러웠다. 일부러 기억을 지우려고 했다. 그런데 파일럿으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K-POP을 접했고, 눈물이 나더라. 그때부터 한국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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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장훈은 “너무 잘 왔다. 이제 마흔이 된 지금, 그만큼 삶에 여유가 생긴 거다. 편안하고 익숙한 곳을 찾는 건 당연하다”며 “네가 스스로 행복해야 부모님도 행복하다. 과거의 상처는 흘려보내고, 앞으로의 삶을 응원한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전했다./[email protected]

[사진]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캡처


김수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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