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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 자던 일본야구 이제야 기지개…남들 다 하는 지명타자, 비디오 판독 센터 뒤늦게 시행, 검토하기로

OSEN

2025.08.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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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일본 프로야구(NPB)가 늦잠에서 깨어나려 한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 이제야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4일 도쿄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NPB 이사회 및 실행위원회, 그리고 센트럴리그 이사회가 그것이다.

우선 센트럴리그는 지명타자(DH)제 도입을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투수가 타석에도 들어서는, 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곳이었다. 그걸 이제야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반대편 퍼시픽리그는 벌써 50년이나 됐다. 1975년부터 활용하던 제도다. 우리 KBO 리그도 비슷하다. 아예 출범(1982년) 때부터 ‘투수는 공만 던지면 된다’고 규정했다. 내셔널리그(MLB)도 이미 2022년에 고집을 꺾었다.

다른 하나는 ‘리플레이 센터’ 설치 문제다. NPB 이사회 및 실행위원회는 이날 “제3의 장소에서 경기 영상을 판독하는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판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우리가 ‘비디오 판독’이라고 부르는 제도다. MLB는 챌린지(challenge), NPB는 리퀘스트(request)라는 명칭을 쓴다. 그러니까 판정에 대한 이의 제기를, 영상을 통해 재검토하는 과정이다.

이제까지 일본은 구장 내 비디오 룸을 활용했다. 심판조 중에 대기심 혹은 조장급이 TV 화면을 보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이를 중앙 통제 센터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는 얘기다.

역시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몇 걸음 뒤처진 상태다. 지금 NPB가 하는 것은 KBO가 8~9년 전에 하던 방식이다. 현재는 서울 야구회관 빌딩 4층에 있는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 모든 작업이 이뤄진다. 현장에는 결정사항만 통보하는 형식이다. (MLB도 뉴욕에 있는 영상 센터가 판독 작업을 전담한다.)

심지어 KBO는 올해부터 호크 아이 리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체 구축한 7개의 카메라와 방송사로부터 제공되는 영상까지, 최대 16개를 동시에 한 화면에서 읽어내는 방식이다. 정확도와 시간 단축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KBO 비디오판독 호크 아이 리플레이 시스템 화면. 사진 = KBO 제공

KBO 비디오판독 호크 아이 리플레이 시스템 화면. 사진 = KBO 제공


NPB는 1936년에 처음 시작된 리그다. 그만큼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곳이다. 경기력이나 수준도 손꼽힌다. 이치로나 오타니 같은 세계적인 스타도 배출했다. WBC에서도 세 번(2006, 2009, 2023년)이나 정상에 올랐다.

반면 전혀 다른 면도 있다. 지나치게 수구적이다.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특히 원조 격인 센트럴리그가 더 심하다.

이번 지명타자제 도입만 해도 그렇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16년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구단주 보고 때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무래도 일본시리즈나, 교류전에서 퍼시픽리그와 전력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이후로 요미우리는 이사회, 실행위원회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관철시키려 했다. 그런데 번번이 반대에 부딪혔다. 주로 한신을 비롯한 ‘안티 교징(巨人)’ 세력의 외면 탓이다. 그러던 차에 2023년 1월 신임 커미셔너(사카키바라 사다유키)가 취임하면서, DH에 대한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전되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2년이 더 걸렸다. 그것도 당장 시행이 아니다. 2027년 시즌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팀 구성을 위해서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절충안이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보인다.

‘리플레이 센터’ 설치 문제도 그렇다. 구체화된 것은 별로 없다. 말 그대로 ‘검토하겠다’, ‘내년부터 가동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 정도다. 어디에 만들고, 어떻게 운영될 것이다. 같은 내용은 전해지지 않는다.

바다 건너 KBO는 다르다. 새로운 변화에 무척 적극적이다. 심지어 스트라이크, 볼 판정까지 자동화를 정착시켰다. 메이저리그도 선뜻 어쩌지 못하는 영역인데 말이다.

덕분에 생동감이 넘친다. 왠지 앞서가는 느낌도 든다. 이런 점들이 흥행에도 작용한다.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물론 NPB와 야구 실력을 따질 일은 아니다. 그래도 뭔가 성큼성큼 앞서 가고 있다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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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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