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입주민들끼리 소개팅을 주선하던 '원결회(래미안원베일리 결혼정보모임회)'가 아예 '원베일리 노빌리티'란 이름의 결혼 정보 회사를 설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원베일리 입주민들이 주축이 된 '원결회' 멤버들은 지난달 '원베일리노빌리티'란 이름으로 결혼 정보 회사를 공식적으로 열었다. 법인을 세우기 전에는 가입비 20만원, 연회비 30만원을 받고 단체 소개팅을 열어왔는데 이를 비즈니스로 공식화한 셈이다. 원베일리노빌리티 관계자는 "현금 영수증을 뽑아 달라는 고객들이 늘어 아예 회사를 차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베일리노빌리티'의 전신 격인 '원결회'는 아파트 주민들이 ‘결혼 상대 찾기’를 목적으로 지난 2023년 12월 만든 모임이다. '원결회'의 존재가 처음 외부에 알려졌을 땐 비판도 많았다. ‘원베일리 거주자만 가입 가능’이라는 조건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란 지적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초기엔 미혼 자녀를 둔 원베일리 소유주 또는 거주자만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서울 서초구·강남구 거주자 전체로 가입 문턱을 낮췄고, 원베일리 주민의 추천이 있으면 타 지역 사람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원베일리노빌리티'는 강남 주민이 아닌 회원의 가입도 받는다. 다만 학력·직업을 꼼꼼히 살펴 직업이나 소득이 비슷한 사람들을 매칭하는 식으로 차별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등급에 따라 가입 가격이 다른데, 가장 고액인 '소버린' 회원은 개별 상담으로 가입비를 정하고, 그 다음 등급인 '로열노빌리티' 회원은 2년에 1100만원을 내면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만 선별해 소개해준다. 중간 등급인 '크라운'은 가입비 500만원에 1대1 소개팅을 최대 다섯번까지 할 수 있다. 가장 저렴한 '실버' 등급은 50만원으로 1년에 3~4번의 단체 소개팅을 받는다.
'원베일리노빌리티' 관계자는 “소버린 회원들에겐 상속 등 법률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초저출산 시대에 비슷한 조건의 사람을 이어주는 건 나쁜 일이 아니"라며 “회원비 등은 앞으로 뽑게 될 직원 월급, 사무실 임차 비용 등으로만 쓸 예정이고 운영진은 월급을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강남 아파트 입주민들 간의 결혼을 중매하는 일은 점차 보편화하고 있다. 원결회를 통해 지금까지 두 쌍의 커플이 결혼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에 입주민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아름다운 인연’이란 단체도 만들어졌다. 단체 소개에 따르면 "타워팰리스 1·2·3차를 비롯해 서초구 서초동, 강남구 압구정동 등 서울 주요 고급 주거지에 거주하는 이들 간 자연스럽고 우아한 만남의 장을 마련해 뜻깊은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결성됐다고 한다.
한편 지난 1일 KB부동산 시세 기준으로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는 전용 84㎡ 평균 시세가 60억원에 달한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는 평균가가 29억 25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