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규한 기자] 한화 코디 폰세(왼쪽)가 김경문 감독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7.18 / [email protected]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LG 트윈스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1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에이스 코디 폰세(31)를 이번 주 두 번이나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순리대로 간다. 44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즌 후반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한화만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는 5일 대전 KT전 선발투수로 문동주를 예고했다. 지난 3~4일 광주 KIA전이 연이틀 우천 취소되면서 선발 로테이션 순서를 바꿀 수 있었지만 문동주 순번을 그대로 지켰다.
우천 취소가 없었더라면 5일 KT전은 폰세가 나설 차례였다. 그렇게 되면 5일 KT전에 이어 10일 잠실 LG전까지 이번 주 2경기 선발 등판이 가능했다. 2위 LG와 승차가 없어진 급박한 상황을 감안하면 폰세를 LG전에 맞춰 주 2회 투입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문동주를 5일 선발로 내세우며 폰세를 당겨쓰지 않았다. 최근 흐름이 좋은 문동주에 대한 믿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김경문 감독은 상대팀에 따라 순서를 바꾸는 표적 선발을 선호하지 않는다. “선발 순서 바꿔서 좋은 결과가 잘 없더라”는 말을 자주 했다.
실제로 올해 한화는 5선발을 빼고 기존 투수의 부상이나 휴식 같은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로테이션 순서를 바꾸지 않았다. 표적 선발이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했을 때 입을 데미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폰세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인다. 김경문 감독이 “팀의 복”이라고 표현할 만큼 폰세는 한화에 절대적인 존재다. 21경기에서 133⅔이닝 소화했는데 커리어 최다 기록이 눈앞이다.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하이 싱글A, 더블A에서 총 25경기 137⅔이닝을 던진 게 개인 최다 시즌으로 크고 작은 부상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한화에선 지금까지 부상 없이 건강하게 잘 던지고 있지만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지난달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 중 목 뒤쪽에 담 증세를 느껴 70구 만에 보호 차원에서 교체되기도 했다. 폰세도 몸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그는 “등판 다음날 회복을 위해 침을 맞는다. 매 경기 100% 상태를 만들기 위해 회복 차원에서 맞는다”고 밝혔다.
남은 시즌과 가을야구까지 생각하면 폰세가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는 게 한화에 가장 중요하다. 1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폰세를 아끼며 더 길게 보고 있다.
한화는 트레이드 마감일에 영입한 강타자 손아섭의 데뷔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손아섭은 NC 소속이었던 지난달 24일 옆구리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큰 부상이 아니고, 팀 사정상 급하게 가동할 수도 있지만 김경문 감독은 “다친 선수다. 팀에서 급하다고 바로 쓰면 제 컨디션도 아닌데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으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복귀 시점을 잡으려 한다. 빨라야 이번 주 잠실 LG전 데뷔가 예상된다.
한화는 후반기 13경기 7승5패1무(승률 .583)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LG가 15경기 13승2패(승률 .867)로 무섭게 질주하며 턱밑 추격했다. 지난달 22일까지 두 팀 사이 격차는 5.5경기였지만 불과 12일 만에 승차가 사라졌다. 승률에서 4리 앞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한화가 못하는 것이 아니다. LG가 너무 잘하고 있다.
LG의 상승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한화도 급하게 쫓길 필요는 없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하면 된다. 연패가 오래 가지 않도록 매일 더 집중하면 된다. 투수든 야수든 부상 없이 남은 경기를 잘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폰세의 주 2회 등판을 자제하며 한화만의 템포, 페이스를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