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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로 미얀마인 중상…양수기 등 국과수 분석

중앙일보

2025.08.04 18:27 2025.08.0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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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왼쪽)와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연이은 현장 사망 사고와 관련한 사과문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인명 사고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4일 감전 추정 사고로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중상을 입은 포스코이앤씨 시공 고속도로 공사현장을 5일 현장감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사고가 난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1공구 연장공사 현장에 대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감식엔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관 등 5명이 참여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들도 현장을 찾아 사고 원인 및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살폈다.

감식은 사고가 발생한 지하 양수기 시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하 18m 지점에 있는 이 양수기에선 전날 오후 1시34분쯤 미얀마인 A가 감전 추정 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A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호흡을 회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양수기·분전함 등 국과수 의뢰, 안전 교육 여부도 조사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인 A는 이 현장에서 6개월 정도 근무했다고 한다. 사고 전날 내린 비로 양수기가 작동하지 않자 공사 현장 관계자와 함께 양수기로 내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양수기와 분전함 부품 일부를 수거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현장에선 양수기 외엔 전류가 흐를만한 다른 설비와 도구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 관리를 담당한 관계자는 경찰에 “A가 현장 주변 청소를 하면서 양수기 담당 업무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외국인인 A가 업무지시나 안전수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됐을 가능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A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았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 현장에선 A를 포함해 외국인 근로자 11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사고 지점은 고속도로가 터널을 지나는 구간으로, 공사를 위해 지면을 도로 폭만큼 수십m 너비로 파 놓았는데 사고 전날 내린 비로 물이 많이 고여 있었다고 한다. 당시 A는 헬멧과 장화를 착용한 상태였다. 절연 장갑 등 감전 예방 장비를 착용했는지는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와 함께 현장에 투입된 관계자는 ‘현장에 내려간 A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감전 예방 장비 여부와 작업 방식, 매뉴얼대로 작업했는지 등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 공사장에서는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등 올해 들어서만 네 차례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튿날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을 언급하며 질책하자 포스코이앤씨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체 현장에 대한 안전 점검에 들어갔었다. 사고 현장은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고 자체 판단해 4일 작업을 재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중앙정부 중심의 (재난) 관리 체계는 신속·즉각적인 현장 대응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대규모 공사 현장의 사전 안전관리 예방을 위해 지방정부에 현장 관리, 감독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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