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5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집권여당 당대표니 소인배다운 행동을 하지 말고 대인처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4개 야당 대표를 예방하면서 국민의힘만 빼놓은 데 대한 입장이다.
송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의 ‘국민의힘 예방 패스’에 대해 “새로 선출된 당대표가 다른 당 대표를 예방하는 것이 오랜 국회의 관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를 차례로 만난다. 이날 국회를 찾는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접견도 예정돼 있다.
이번 예방은 정 대표의 당대표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야당에 정국 운영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 위원장은 “정 대표에게 축하한다는 축하 난을 보내드렸고,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예방을 오면 어떤 말을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른 정당을 방문하면서 우리 당에는 방문한다는 얘기가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을 내란세력이라고 규정한 정 대표를 향해 “정치 탄압 내지는 정치 보복성 행위를 하겠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세상에 사물을 바라볼 때 마음속에 결론을 내놓고 이야기하는 정 대표의 발언과 의식 구조는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여당 대표가 많은 사람을 포용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움직여야 정국이 수월하다”며 “과거 야당에 있을 때는 '대포' 노릇을 해야 됐지만 지금은 집권여당, 다수당의 대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만에 찬 행위가 이재명 정권의 안정적인 운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송 비대위원장이 축하 화환도 보내고 축하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악수하지 않겠다고 야당을 계속 대화 상대가 아닌 것으로 계속 언급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가 그런 비난을 해온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그걸로 당 대표가 되신 분이니 계속해서 그런 공격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지난 2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의) 사과와 반성 없이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