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등으로 주가가 출렁이는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가 증시와 매번 ‘엇박자’를 내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시총 증발”을 외치면 코스피 3200선이 회복되고,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불장”을 선언하면 ‘검은 금요일’이 찾아오는 식이다.
송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정권이 발표한 첫 번째 세법 개정안과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확대, 증권거래세·법인세 인상, 이른바 ‘3종 증세 패키지’가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정부가 12조원 규모의 추경(추가경정예산)으로 어렵게 만들어 낸 소비쿠폰의 효과가 사실상 116조의 시가총액 증발로 인한 소비 여력 8조원 증발로 모두 사라지게 됐다”며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하루는 돈을 뿌리고, 다음 날은 세금을 거둬들이는 정책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이 되는 대주주 기준을 시가총액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춰 부과하는 세제개편안에 우려를 표했다. 송 원내대표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확대되면 내년 말 절세 목적 매물이 쏟아지며 증시는 구조적 불안이 고착화될 것”이라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기업가치와 국민 자산 손실도 초래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60.46포인트(1.92%) 오르며 3200선을 회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1억원, 33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코스피 상승 기대감’을 표한 지난 1일 코스피 지수는 4%가까이 폭락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그저께 코스피 지수는 2021년 8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주요 언론들은 ‘불붙는 증시’, ‘활기 도는 증시’, ‘코스피는 불장’이라는 타이틀로 속보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어제 오전 한미 관세 협상의 타결 소식에 코스피 지수는 장중 연고점인 3288점을 찍었다”며 “지금의 흐름을 ‘코스피 5000 시대’의 동력으로 삼아 민생 경제 회복과 성장으로 반드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코스피 하락세가 지속하자 김 원내대표는 약 5시간 만에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서 김 원내대표는 “세제개편안에 따른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며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당내 ‘조세 정상화특위’, ‘코스피 5000 특위’를 중심으로 살피겠다”고도 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후 증시 급등락, 정치권 엇박자 등 여진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 입장을 정리하겠다”(정청래 민주당 대표)며 진화에 나섰다. 한정애 민주당 신임 정책위의장은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제개편안을 두고) 많은 분들께서 일부 우려를 표명하시는 사항이 있는 걸 안다”며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