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리버풀이 비극 속에 세상을 떠난 디오구 조타를 다시 한 번 추모했다. 그의 부재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안필드에서 특별한 시간이 흘렀다.
리버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안필드에서 열린 프리시즌 더블헤더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4-1과 3-1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날의 진짜 의미는 스코어가 아니라 킥오프 전과 경기 도중 진행된 조타 추모식에 있었다.
경기 시작 전 리버풀 레전드 필 톰슨과 아틀레틱 빌바오의 존 우리아르테 회장이 그라운드에 나와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를 위해 화환을 헌화했다. 이어 묵념이 이어졌고, 경기장 곳곳에선 등번호 20번 유니폼이 펄럭였다. 팬들은 조타를 기리는 노래를 합창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장에는 리버풀의 영원한 슬로건이자 이날의 마음을 대변하는 문구가 떠올랐다.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You'll Never Walk Alone).”
전반 20분, 조타의 등번호를 상징하는 시간에 맞춰 경기가 잠시 멈췄다. 양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5만여 관중이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이는 단순한 세리머니가 아니라 그의 존재를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집단적인 약속이었다.
리버풀은 이미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등번호 2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는 조타가 남긴 발자취와 그 의미를 후세에도 전하겠다는 결정이었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조타와 그의 가족이 겪은 고통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구단은 앞으로도 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조타를 마음속에 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울버햄튼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조타는 공식전 182경기에서 65골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달 3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특히 지난달 22일 오랜 연인 루테와의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2주 만에 벌어진 참변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무겁게 했다.
안필드에 울려 퍼진 박수와 노래는 그가 단지 뛰어난 선수였을 뿐 아니라 한 시대를 함께한 가족 같은 존재였음을 보여줬다. 조타의 등번호는 더 이상 경기장에서 볼 수 없지만, 그의 이름과 기억은 영원히 남게 됐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