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5일부터 열리는 원정 12경기를 포함해 20경기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간판타자 김도영이 복귀한 만큼 최상의 전력으로 선두권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사령탑의 강력한 의지가 현실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위즈덤이 살아나야 하는 숙제도 있다.
KIA는 1위 한화 이글스와 10경기차 5위이다. 3위 롯데 자이언츠와도 6경기차로 벌어져있다. 4위 SSG 랜더스와 1경기 차이다. 45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10경기 차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3위 롯데도 추격이 버거운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4위를 넘볼 수 있다.
그런데도 승부라는 단어를 꺼낸 이유는 비로소 완전체 전력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원투펀치 아담 올러가 선발로테이션에 복귀했다. 6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한다. 복귀 등판이라 70구 정도만 던진다. 대체선발에서 불펜으로 돌아간 김건국과 멀티이닝이 가능한 불펜요원을 뒤에 붙인다면 충분히 싸워볼만하다.
김도영./OSEN DB
제임스 네일은 여전히 든든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베테랑 양현종은 최근 2경기에서 11⅔이닝동안 단 1실점으로 호투했다. 특유의 완급조절투구로 이닝을 먹어주고 있다. 김도현은 최근 2경기 연속 4자책점을 허용했지만 꾸준히 5~6이닝을 던지고 있다. 이의리도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했다 불펜도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시훈과 한재승이 구원승과 세이브까지 따내는 등 힘을 보태주고 있다.
특히 투수들이 조금만 버텨주면 타격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게임체인저 김도영이 복귀하면서 타선의 힘이 강해졌다. 최형우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라인이 강해졌다. 후반기부터 복귀한 나성범은 최근 좋은 타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함께 돌아온 김선빈도 날카로운 스윙을 회복했다.
최근 오선우가 슬럼프 조짐을 보이지만 고종욱과 번갈아 활용하면 된다. 박찬호도 최근 주춤하지만 언제든지 소나기 안타로 반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하위타선의 한준수도 최근 10경기 3할9푼1리의 타격을 펼치며 작년의 스윙을 되찾았다. 9번 김호령도 제몫을 하고 있다. 김도영이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동반 상승할 수 있다.
패트릭 위즈덤./OSEN DB
특히 김도영의 복귀 효과로 위즈덤까지 살아나야 파괴력이 훨씬 강해질 수 있다. 위즈덤은 후반기에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다. 타율 1할5푼4리에 불과하고 타점도 3개에 그치고 있다. 김도영 앞 타순 2번에 기용할 수 있다. 상대투수들이 김도영과 최형우가 버티고 있어 위즈덤과 승부를 펼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좋은 타구를 만들 확률이 높아진다.
이 감독은 "원정 12연전이 중요한 일정이다. 모든 것을 20경기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물론 마지막에 가야 순위가 결정나겠지만 8월이 굉장히 중요하다. 도영이까지 들어와서 분위기 만들어졌다. 원정도 많아 마이너스 요소이지만 원정 12연전 잘 풀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