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임명권에 서방 영향력 거론하며 "전쟁중인 국가에 잔인하고 부당"
젤렌스키 측 "우크라도 동의한 조치…터무니없는 주장" 반박
우크라 前총리 "서방, 전쟁 발발후 우크라 통제…주권 훼손"
국가기관 임명권에 서방 영향력 거론하며 "전쟁중인 국가에 잔인하고 부당"
젤렌스키 측 "우크라도 동의한 조치…터무니없는 주장" 반박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율리아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가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이 자국의 공공기관 등을 통제하며 주권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4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이 시작된 이후, 서방 국가들은 대출을 보류하겠다는 위협 하에 우크라이나의 국가 기관들, 국영 은행들, 독점 기업들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통제를 가해왔다"며 "이는 국가의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전쟁 중인 국가에 잔인하고 부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헌법재판소와 최고사법위원, 국세청, 국가수사국, 회계감사원, 반부패 기관 등에 임명될 후보자를 선출하는 자문 그룹에 서방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자문 그룹을 통한 서방의 감독은 우크라이나에는 적합하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묘사하는 것처럼 실패한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면적인 침략에 영웅적으로 저항하며 무기를 손에 들고 유럽의 가치를 수호하고 있는 유럽의 주권국"이라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비극적이고 치명적인 실수"라고 평가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정권의 붕괴를 불러온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으로, 두 차례 우크라이나 총리를 지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첫 여성 총리이기도 하다.
그는 우크라이나 야당인 '바트키우시치나'(조국당) 소속이다.
조국당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 중 하나지만 현재 의석 450석 중 단 26석만 차지하고 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향후 정치 행보에 관한 질문에는 "전쟁이 끝난 후 생각해보겠다"며 "지금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 '국민의 종'은 서방에 의해 우크라이나 주권의 훼손되고 있다는 티모셴코 전 총리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국민의 종 소속인 올렉산드르 메레즈코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자문 위원회에 외국 전문가를 포함하기로 한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조치가 아니다"라며 티모셰코 전 총리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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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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