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로열 발레 앤드 오페라(RBO)가 내부 반발로 이스라엘 오페라 극단에 대한 작품 대여를 취소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BO는 앞서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 오페라'가 내년 RBO의 오페라 작품 '토스카'를 공연하도록 허가했지만, 이달 1일 직원 182명의 공개 항의서한을 받고 이를 취소했다.
비어드 RBO 최고경영자(CEO)는 내부 직원에게 보낸 성명에서 "우리의 새 오페라 작품 토스카를 이스라엘에 보내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무용수와 성악가, 연주자, 행정직, 기술직을 포함한 직원들은 항의서한에서 "이스라엘에서 어떤 공연도 하지 않겠다"며 "기관(RBO)이 팔레스타인인을 6만명 넘게 죽인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적 행위에 침묵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오페라는 최근 RBO와 공동 프러덕션으로 '투란도트'를 공연했다.
직원들은 이에 대해서도 "중립적이지 않다"며 RBO가 이스라엘 오페라와 손잡는 것은 정치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륜에 반하는 범죄에 연루된 정부를 물질적, 상징적, 의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오페라가 이스라엘군(IDF) 병사들에게 무료 관람권을 흔히 제공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달 19일에는 RBO가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일 트로바토레'를 공연한 뒤 커튼콜을 하던 중 프리랜서 무용수인 대니얼 페리가 무대 위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펼쳐 들기도 했다. 이를 빼앗으려 하는 다른 직원과 몸싸움이 벌어지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들리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직원들은 이번 서한에서 "페리는 용기와 도덕적 명확성으로 행동했다"고 지지를 표시했다.
현재 이스라엘 오페라는 홈페이지에서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 대한 언급을 삭제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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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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