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민경훈 기자] 토트넘과 결별을 택한 손흥민이 LAFC 이적을 위해 5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손흥민은 현지 도착과 동시에 메디컬 테스트와 계약서 서명 그리고 공식 발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손흥민이 출국장으로 향하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8.05 / [email protected]
[OSEN=정승우 기자] 가레스 베일, 해리 케인, 그리고 손흥민. 한 시대를 장식했던 세 명의 슈퍼스타가 모두 떠난 지금, 토트넘 홋스퍼는 '얼굴 없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5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의 이적은 토트넘이 10년 만에 프랜차이즈 스타 없이 시즌을 맞이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클럽 브랜드와 정체성을 책임지던 손흥민의 부재가 남길 여파에 주목했다.
손흥민은 현재 메이저 리그 사커(MLS) 소속 LA FC와의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계약이 성사될 경우 토트넘에서의 10년 여정을 끝내게 된다. 손흥민은 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해리 케인의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이적 이후, 손흥민은 단숨에 클럽의 '단독 아이콘'이 됐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커리어 정점을 찍은 올해 여름을 끝으로 자연스럽게 작별을 준비해왔다.
디 애슬레틱은 "가레스 베일이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던 2013년 이후 토트넘은 늘 누군가에게 '상징성'을 부여해왔다. 그때는 아카데미 출신 해리 케인이 이 역할을 이어받았고, 케인이 떠난 뒤엔 손흥민이 자연스럽게 배턴을 이어받았다. 이제는 그마저도 없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333경기 127골이라는 수치를 남겼다. 지난 시즌 성적은 다소 떨어졌지만, 30경기에서 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히 존재감을 입증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8골 11도움), 모건 로저스(8골 11도움) 등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치다.
손흥민이 진짜 영향력을 발휘한 곳은 그라운드 밖이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당시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지명한 이유에 대해 "그는 클럽 내 모든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이었다. 선수와 스태프를 아우르는 통합의 상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는 부상으로 결장한 손흥민을 향해 "이 경기는 그의 유산을 결정지을 경기"라며 동기부여의 상징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상업적 가치 역시 절대적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AIA가 2022년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1,200만 명이 토트넘을 '가장 좋아하는 구단'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 손흥민이다"라고 알렸다.
토트넘은 지난 4년간 세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프리시즌 투어를 펼쳤고, 손흥민은 그 중심에 섰다.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수, 한국 기업 스폰서 유치 등도 모두 그의 이름값 덕분이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선수 영입이 상업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손흥민은 차원이 다른 케이스"라며, "그의 존재만으로 관중석 구성의 절반이 달라진다"라고 평가했다.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 홈경기일 기준, 매치데이마다 손흥민의 유니폼은 700벌 이상 판매됐다. 이는 팀 내 1위였고, 압도적인 격차였다. 토트넘은 비슷한 포지션의 양민혁(19)을 영입하며 관심 유지를 시도하고 있지만, 손흥민이 만들어낸 글로벌 팬덤의 규모를 대체하긴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대체자다. 제임스 매디슨은 스타성 있는 미드필더지만, 한국 투어에서 무릎 부상을 입으며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나 미키 반 더 벤 같은 수비 자원은 실력은 갖췄지만, 스타 파워 측면에선 한계가 있다. 모하메드 쿠두스, 루카스 베리발, 혹은 도미닉 솔란케가 대안으로 언급되지만, 베일·케인·손흥민과 같은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성장할지는 미지수다.
손흥민이 떠난 자리, 프리미어리그 '빅6' 중 토트넘만 유일하게 상징적인 스타가 없는 팀이 됐다. 아스날의 부카요 사카,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브루노 페르난데스, 첼시의 콜 파머처럼 명확한 대표 얼굴이 없는 상황이다.
디 애슬레틱은 "케인도 처음부터 아이콘은 아니었다. 어쩌면 북런던 어딘가에, 아직 조명을 받지 못한 또 다른 '해리 케인'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라며 작은 희망을 남겼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