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트럼프 “폐쇄된 한국 개방했다…미국산 자동차 팔게 될 것”

중앙일보

2025.08.05 08:49 2025.08.05 09:2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폐쇄된 한국을 개방했다”고 말했다.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갈취한 것이라는 비판 여론과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시장을 개방했을 뿐만 아니라 그건 엄청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쇄된 국가 한국에서 자동차,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팔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정말로 한국을 개방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의 폐쇄성은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 같은 비관세 장벽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관련 기준을 미국 기준으로 완화한다는 합의가 이번 협상의 성과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EU가 약속한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대해서 “그건 선물이다. 대출 같은 게 아니다. 갚아야 하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 방식이 강압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4일)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해 냉정한 수금이라고 보도했다. 교역 상대국에 대규모 투자 약속 등 돈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관세로 위협한다면서다.

NYT는 한국·일본·유럽연합(EU)과의 관세 협상을 예로 들었다.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한국은 25 % 관세가 예정돼 있지만 이를 낮추는 제안을 해 왔다”며 한국 협상단과의 면담 예정 사실을 알렸다. 다음 날엔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6조원)를 투자하고 1000억 달러의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관세율을 15 % 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관세율을 25 % 에서 15 % 로 낮췄고, EU도 6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관세율 15 % 에 합의했다. 하지만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교역 파트너와 협상하는 것인지, 교역 인질과 협상하는 것인지 의문이란 반응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보수 성향 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부소장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글로벌 갈취(global shakedown)”라고 NYT에 말했다.

각국이 발표한 대미 투자 규모가 너무나 커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의 대미 투자 총액은 1510억 달러인데 한국과 일본, EU가 미국에 약속한 대미 투자 총액(1조5000억 달러)은 그보다 10배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합의 내용의 실제 의미는 합의를 발표한 국가들조차 의문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니얼 에임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는 “트럼프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전략일 수 있다”고 짚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