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56)이 중국 A대표팀 사령탑 물망에 올랐으나 너무 높은 연봉을 부른 탓에 협상은 시작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전 멕시코 대표팀 감독(64)은 최근 10년 중국 최저 연봉에도 팀을 이끌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매체 ‘소후’는 5일(한국시간) “64세 콜롬비아 출신 오소리오 감독이 중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라며 “이번 중국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예산은 100~120만 유로(약 16억~19억 원) 선이다. 최근 10년 간 최저 수준이다. 전 한국 감독 벤투는 500만 유로(약 80억 원)를, 전 카타르 감독 펠릭스 산체스 감독은 200만 유로(약 32억 원) 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오소리오 감독은 120만 유로(약 19억 원) ‘헐값’에 중국 대표팀을 맡겠다고 나섰다. 심지어 더 높은 금액을 부른 이란 대표팀 제안까지 거절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6월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후 대표팀 재건을 위해 외국인 감독 물색에 한창이다.
중국은 지난 달 막을 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국내 팬들에게조차 조롱받고 있다. 당시 임시 사령탑 데얀 주르예비치 체제 속 중국은 한국에 0-3, 일본에 0-2로 패했고 홍콩에만 1-0으로 승리했다. 3위에 머물렀다. 이 대회를 끝으로 주르예비치 감독은 다시 중국 21세 이하(U-21) 대표팀으로 내려갔다.
[사진] 오소리오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축구협회가 접촉한 오소리오 감독은 최근까지 멕시코 티후아나를 지휘하다 2025년 3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현재 무직이다.
콜롬비아 출신 오소리오 감독은 북중미와 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무대에서 클럽과 대표팀을 맡았다. 2015년 10월부터 2018년 7월까지 멕시코 대표팀을 지휘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독일(1-0 승)과 손흥민이 뛴 한국(2-1)을 차례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 과거엔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서 수석코치를 맡은 적 있다. 당시 중국 스타 선수 쑨지하이를 지도했다.
이후 그는 2018년 9월 파라과이 대표팀을 맡았지만 5개월 만인 2019년 2월 가족 관련 사유로 사임했다. 2021년부턴 콜롬비아 아메리카 데 칼리, 2023년 이집트 자말렉, 2024년 브라질 아틀레치쿠 파라나엔시, 같은 해 5월부터 티후아나를 차례로 맡았으나 모두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사진] 오소리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오소리오 감독은 교과서급 전술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독일과 맞붙었을 때 5-3-2 철통 수비에 고강도 압박으로 중원을 완전히 봉쇄하고, 빠른 역습으로 단 한 번에 치명타를 날렸다. 3일 뒤 한국전에서는 바로 4-3-3 공격 전술로 변신해 2-1 승리를 거뒀다. 그는 ‘재료에 맞춘’ 유연한 전술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무명 선수 발굴의 달인’이기도 하다. 2024년 멕시코 티후아나를 지휘할 때, 그는 세간의 반대를 무릅쓰고 16세 식기세척 아르바이트를 하던 모라를 기용했다. 세 달 뒤 이 무명 선수는 멕시코 대표팀 핵심으로 자리잡았고, 몸값은 800만 유로(약 129억 원)로 치솟으며 레알 마드리드 스카우트가 훈련장을 지키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능력을 장황하게 설명한 ‘소후’지만 중국 축구협회가 줄 수 있는 ‘연봉’을 만족할 감독이 오소리오뿐인 것으로 보인다.
협회 예산은 연봉 120만 유로가 상한이다. 오소리오 감독은 ‘전 직장’ 티후아나에서 140만 유로(약 22억 원)를 받았고, 최근 더 높은 연봉을 이란으로부터 받았지만 120만 유로에 만족하며 중국을 이끌고 싶단 뜻을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오소리오 감독 에이전트는 “중국 축구협회가 권한 위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