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야당'의 황병국 감독이 작곡가 돈스파이크를 직접 만난 비화를 밝히며 마약 범죄 근절을 위해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병국 감독은 6일 오전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이날 개봉하는 영화 '야당:익스텐디드 컷'(감독 황병국,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야당: 익스텐디드 컷'은 지난 4월 16일 개봉해 337만 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야당'의 확장판이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수사를 뒤흔드는 브로커 야당,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이다. 확장판은 본편에 비해 15분 가량 늘어난 분량으로 미처 담지 못한 인물들의 서사를 비롯해 주인공 구관희(유해진) 검사를 중심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메시지를 보다 강조한 작품으로 거듭났다.
[사진]OSEN DB.
이 과정에서 마약 투약 장면의 분량도 늘었다. 황 감독은 "본편에서도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싶었다. 어떻게 위험성을 알려야 하나 싶었는데 진짜같이 보여주는 게 오히려 역설적으로 위험성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콘셉트를 잡았다. 그렇게 하면 '청불'이 될 수밖에 없다. 제 의도를 잘 생각해주셔서 제작사나 투자사에서도 그렇게 하게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본편에서는 영화 자체가 빠르고 경쾌하게 했는데 실제로 제가 생각한 바 대로 조금 더 위험성 심각성을 알리고 싶었다. 제가 자료를 많이 봤다. 실제 마약 파티에 참가는 못했지만 얘기는 많이 봤다. 실제는 진짜 더 참혹하다. 마약을 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다. 마약 범죄자들이 전날 자기 행동을 기억한다. 왜 그랬을까 싶다가도 며칠 지나면 하고 싶어지니까 반복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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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본편 개봉 이후 확장판 개봉에 앞서 연예계는 다시 한번 마약 범죄의 심각성으로 경계심을 높이기도 했다. 마약 혐의로 실형을 살고 출소한 돈스파이크가 유튜브를 통해 근황을 밝히며 마약 범죄의 위험성을 직접 알렸기 때문이다.
황병국 감독은 "돈스파이크 씨를 실제로 얼마 전에 만났다. 한국마약 퇴치운동본부가 매주 목요일에 당산동에서 중독자 치유 모임을 진행하는데 거기에 나오셨더라. 저도 참가해서 중독자 분들을 만나 치유 과정을 지켜봤는데 거기서 봤다. 저보도 영화 잘 봤다고 사진 찍자고 해주셨는데 저보다 더 유명한 분이 그러셔서 얼떨떨해 하며 사진을 찍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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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그날 중독자 분들이 40명 정도 오셨는데 '야당'을 거의 다 봤다고 그러더라. 3~4명이 안 봤는데 봤다가 (마약) 갈망이 올까봐 안 봤다고 하더라. 개중에 몇 분은 영화 보다가 화장실로 뛰어갔다고도 했다. 강하늘 씨가 마약 투약을 당하는 장면을 보고"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황병국 감독은 "만약 제가 담배를 끊는다고 하면 4일, 5일, 일주일 잘 참다가도 술을 먹으면 더 피우고 싶다. 그런 흡연욕구, 금단증상이 약도 똑같다. 어떤 사람들은 빗소리만 들어도 마약을 하고 싶다고 하고 자기 만의 그런 게 있더라. 강하늘 씨도 영화에서 주사기를 팔에 꽂고 피를 한번 뽑는다. 제대로 꽂혔는지 보려고 확인하는 중독자들의 투약 장면을 살린 거다. 그걸 볼 때 미치겠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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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호응을 얻을 정도로 마약청정국 대한민국에서도 마약 범죄가 판을 치는 상황. 오랜 시간 마약 범죄를 지켜본 황병국 감독은 그 근절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황병국 감독은 "전체적으로 마약이 캄보디아 같은 데에서 마약을 갖고 들어오면 10배 장사를 한다. 10배 장사를 하면 우리는 그냥 마약계에 안 있으니까 못하지만 돈 못 버는 취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10배 장사 안 걸린다 생각을 갖고 하게 된다. 생산자랑 유통자는 막을 수 없다. 잡히면 또 그 사람이 그 자리가 생겨난다. 10배 장사니까. 그건 근절할 수 없을 것 같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긴 나라가 없다"라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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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그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를 없애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소비자를 줄여야지만 이 사람들도 줄어들거다. 돈이 안 돼야. 그런데 우리는 마약 투약자들을 교도소에 가두기만 한다. 그 사람들이 나오면 또 한다. 제 생각에는 '재활'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재활 시스템이 너무 안 돼있다. 이 재활 시스템을 조금 더 확장하고, 담배, 도박 같이 국가적으로 줄이려 노력한고 있는데 마약도 재활 프로그램을 더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라는 것.
나아가 황병국 감독은 "우리 영화 대사 중에 '내가 외국 가서 약 끊는 거 만들어서 해줄게', '갈증 올 때 이거 먹으면 좀 줄어들거야'라고 말하는 장면들이 있다. 그만큼 '재활'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메시지를 영화에 넣은 거다. 확장판에서는 재활 중요성을 한번 더 알리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