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권혁재의 사람사진] 요트로 지구 한 바퀴 김영애

중앙일보

2025.08.06 08:1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순풍에 돛 단 바다는 없더라"

권혁재의 사람사진/ 김영애 선장

김영애 선장은 2018년 8월, 45.5ft, 무게 9.9톤의 요트로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마리나를 출발해 지중해, 대서양, 카리브해,
파나마 운하, 태평양을 거쳐 2019년 8월에 목포 마리나로 들어왔다.
총 17개국, 52개의 항구, 3만3000㎞ 바닷길, 405일간이었다.

김 선장은 기항지 마다 돛 마스터에 올라 사진을 찍는다. 이로한 그만의 시각으로 인해 오롯한 기항지 풍경이 담긴다.

그는 당시 항해 중 대서양횡단 랠리에 참여,
카나리아제도의 라스팔마스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
세인트루시아의 로드니 베이까지 24일 만에 횡단했다.
이는 한국 요트 사상 최초이자, 한국 여성 최초였으며,
그는 대회에서 ‘KAPRYS AWARD’를 수상했다.

이때 그의 나이가 거의 예순이었다.
그 망망대해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헤치고 온 그는
그때의 여정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적도에서 바람 없는 날 하늘에 뜬 구름, 바람 한 점 없으니 짙푸른 바다에도 구름이 떴다. 김 선장은 이렇듯 항해 중 찍은 사진으로 사진 전시회도 열었다. 그만이, 그만의 시각으로 본 풍경으로...

『하늘과 바다 사이 돛을 올리고』라는 제목의 책엔 바다에 들어,
바다를 품고, 스스로 바다가 된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 바다에서 바람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삼각 바람이 불 땐 배가 제자리걸음 하듯 한자리에서 돌기도 합니다.돌풍도, 태풍도 불고요.엄청난 크기의 파도가 배를 덮칠 땐 마치 산이 덤벼드는 것 같습니다. 이땐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선 것만 같죠. "

순풍에 돛 단 듯하지 않은 바다란 걸 알면서 그가 바다에 든 이유는 뭘까?

권혁재의 사람사진/ 김영애 선장

" 30대부터 스킨스쿠버를 하며 바다에서 내가 오롯이 나로 존재함을 느꼈죠.그 바다에서 제가 직접 항로를 계획하고, 바람을 읽고,바다에 온전히 맡기고,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탐험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

권혁재의 사람사진/ 김영애 선장

그러면서 그는 다녀온 지 꽤 오래된 이야기를 책으로 쓴 이유를 밝혔다.

" 우리 모두는 삶의 바다에서 각자의 파도와 싸우고 있지 않나요? 그 인생 항해에 나침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어요. 저는 항해로 거센 바람을 타고, 나 자신을 넘어서는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내년엔 인도양에 다녀올 작정입니다. 여러분! 같이 가실래요? "





권혁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