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조은정 기자]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입단 계약에 합의한 심준석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피츠버그로 출국했다. 심준석이 출국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1.24 /[email protected]
[OSEN=목동, 김성락 기자]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 야구대회’ 덕수고와 경남고의 16강전 경기가 열렸다. 3회초 종료 후 덕수고 심준석이 더그아웃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08.12 /[email protected]
[OSEN=이후광 기자] 자신의 미국행으로 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게 된 동기생 김서현(한화 이글스)이 부럽지 않다며 당차게 태평양을 건넌 심준석은 왜 3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을까.
마이매이 말린스 구단은 6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산하 루키 레벨 구단인 FCL 말린스에서 뛰던 심준석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2004년생 심준석은 덕수고 시절 제2의 박찬호로 불리며 고교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157km)을 던졌다. 이에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했고, 당시 상위 지명권을 가진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등은 심준석 지명을 염두에 둔 상태서 1라운드 플랜을 세웠다.
그러나 심준석은 KBO에 신인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대신 심준석의 강속구를 탐낸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큰 결단을 내렸다. 심준석은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계약한 뒤 2023년 1월 계약금 75만 달러(약 10억 원)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피츠버그 구단은 당시 성대한 입단식을 열며 심준석을 향한 기대를 드러냈다.
심준석의 미국행으로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영예는 서울고 김서현(한화)에게 돌아갔다. 김서현은 신인 지명과 함께 KBO리그를 이끌 라이징스타로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데뷔 3년차인 올해 한화의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반면 심준석은 꽃길이 아닌 문화도 언어도 다른 낯선 땅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경쟁하는 흙길을 택했다.
[OSEN=인천공항, 조은정 기자]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입단 계약에 합의한 심준석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피츠버그로 출국했다. 심준석이 출국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1.24 /[email protected]
2023년 1월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심준석은 의연했다. 오히려 도전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김서현 같은 친구들이 부럽다는 생각은 안 한다. 프로는 어차피 똑같이 힘들다”라며 “물론 미국 생활이 더 힘들겠지만 내가 열심히 하면 높은 곳에 올라갈 거고, 그 때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일단 스프링캠프부터 내가 할 수 있는 100%를 선보이며 거기에 맞는 리그를 가고 싶다”라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낯선 미국의 흙길을 거쳐 먼 훗날 친구들보다 더 아름다운 꽃길을 걷겠다고 다짐한 심준석. 그러나 부상에 꿈이 좌절됐다. 미국 진출 후 내구성에서 큰 약점을 보이며 첫해 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작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매이로 이적했지만, 부상으로 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19.80에 달했다.
올해는 건강을 되찾았지만, 제구력에서 약점을 노출하면서 13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반전에 실패했다. 13⅓이닝 동안 무려 31사사구(23볼넷, 8사구)를 내주며 전력 외 분류됐다.
꽃길로 향했다면 김서현을 제치고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심준석의 모험이 실패로 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