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개시 36일 만인 6일 김건희 여사를 조사 테이블에 앉힌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및 명품 목걸이 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있다. 사건에 김 여사가 얼마나 개입했느냐를 확정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경우 이미 관련자 진술과 김 여사의 거래내역, 증권사 통화 녹음파일 등 증거도 다수 확보한 만큼 처분만 남았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도 2022년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를 비롯해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 대한 조사까지 마쳤다. 김 여사에게 캄보디아 사업 등을 청탁할 목적으로 건진법사 전성배(64)씨에게 샤넬백과 그라프 명품 목걸이 등을 전달한 통일교 전 간부 윤모씨는 구속 상태다.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 친오빠의 장모 집에서 발견된 반클리프 목걸이 모조품의 진품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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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부 수사 중인 삼부토건ㆍ양평고속도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은 아직 김 여사와의 명확한 연관성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 대상에 이들 사건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경우 주가조작 자체는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특검팀은 지난 1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주가조작의 ‘재료’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교감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게 특검팀 과제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지난 4일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윤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경위 등을 물었지만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 등 일정이 있어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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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사건도 늘어…‘16개 의혹+a’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16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초입 단계다. 애초 수사 대상이었던 16개 의혹 뿐 아니라 특검팀의 자체 인지 사건도 늘어나고 있다. ▶‘집사 게이트’화 된 IMS모빌리티 투자 의혹 ▶KT를 비롯한 기업체 임원에 대한 김 여사 인사개입 ▶민간인의 해외 순방 동행과 명품 쇼핑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 아내의 90억원 비자금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수사는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48)씨가 지분을 가지고 있던 IMS모빌리티에 HS효성ㆍ카카오모빌리티 등 대기업들이 184억원을 투자한 경위에 대한 것이다. 기업의 투자 과정에 김씨와 김 여사 사이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게 특검팀 의심이다. 베트남에 체류 중인 김씨는 “투자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23년 투자 결정 직전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차명 법인 소유 의혹 등이 불거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적 있다.
특검법에 따라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건도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머지 의혹들에 대한 수사도 언제든 본격화할 수 있다.
특검팀은 일단 도이치ㆍ명태균ㆍ건진 등 기존에 드러난 김 여사의 핵심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친 뒤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사건에 집중할 예정이다. 여러 갈래로 나눠진 수사를 통해 김 여사가 국가시스템을 넘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특검팀은 관련 의혹이 방대해 여러 차례 조사가 불가피한 만큼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