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라자팍사 정치가문' 출신 전직 차관, 부패혐의 체포
국유지 시설물 보상금 뜯어내…정권 주무르던 가문 출신 첫 체포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스리랑카에서 한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라자팍사 정치 가문의 구성원인 전직 차관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7일 AFP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스리랑카 뇌물·부패 의혹 조사위원회(CIABOC)는 농업 부문 차관을 지낸 샤신드라 라자팍사(49)를 전날 체포했다.
샤신드라는 3년 전 차관 재직 시기에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국유지 내 시설물이 파손되자 공무원들에게서 보상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고 CIABOC는 성명에서 밝혔다.
그는 국유지 오용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샤신드라는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2005년 11월∼2015 1월 재임)과 그 후 대통령에 오른 동생 고타바야 라자팍사(2019년 11월∼2022년 7월 재임)의 조카다. 샤신드라는 고타바야 전 대통령 시절 차관에 임명됐다.
고타바야는 2019년 대선에서 당선된 뒤 총리와 대통령을 이미 지낸 형 마힌다를 총리로 다시 임명하는 등 스리랑카 정계를 좌지우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경제정책 실패, 족벌정치 폐단 등으로 2022년 4월 초유의 국가부도(디폴트 선언)를 맞고 시민들의 항의 시위 끝에 하야했다.
라자팍사 가문 구성원의 체포는 좌파 성향의 아누라 디사나야케 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취임한 뒤 처음이다.
디사나야케는 대선 과정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체제에 놓인 경제를 되살리고 고질적인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샤신드라는 전 국회의장인 차말 라자팍사의 아들이고, 차말은 형제들 가운데 맏이다.
라자팍사 가문의 다른 구성원들도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마힌다의 아들들인 나말과 요시타는 자금세탁 혐의를 받고 있다. 고타바야와 마힌다 등은 국가부도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관광이 핵심 역할을 하는 스리랑카 경제는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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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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