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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한국 3개국에서 같이 야구한다고…" 극히 희박한 확률, 보통 인연이 아니다 '5년째 같은 팀'

OSEN

2025.08.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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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패트릭 머피, 앤드류 스티븐슨. /KT 위즈 제공

KT 패트릭 머피, 앤드류 스티븐슨. /KT 위즈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확률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니다. 프로야구 KT 위즈에 완전 교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투수 패트릭 머피(30)와 외야수 앤드류 스티븐슨(31)이 3개국 4개 팀에서 5년 연속 한솥밥을 먹는 진귀한 인연을 이어갔다. 

KT는 후반기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두 장을 다 쓰는 승부수를 던지며 정들었던 장수 외국인 선수들과 작별했다. 지난달 11일 창단 첫 우승 주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내보내며 패트릭을 영입한 KT는 지난 2일 MVP 출신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도 방출하며 스티븐슨과 계약을 발표했다. 

패트릭은 4경기(3선발·16이닝)에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1패만 안고 있지만 평균자책점 1.13 탈삼진 12개로 호투하며 KBO리그에 빠르게 연착륙했다. 이어 6일 대전 한화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데뷔전을 가진 스티븐슨도 첫 타석부터 코디 폰세 상대로 2루타를 치며 5타수 2안타 멀티히트로 첫 단추를 잘 뀄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5일 “스티븐슨이 패트릭하고 친하다고 한다. 둘이 미국, 일본, 한국 3개국 다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하게 됐다고 한다. (먼저 온) 패트릭이 자기도 며칠 안 됐지만 스티븐슨을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보통 인연이 아니다. 두 선수는 2021~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처음으로 만나 같이 뛰었다. 둘 다 2022년 시즌 후 마이너 FA로 풀렸고, 나란히 미네소타 트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패트릭이 겨울에 먼저 계약한 뒤 스티븐슨이 3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같은 팀에 왔고, 2023년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세인트폴 세인츠에서 또 한솥밥을 먹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에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니혼햄 파이터스가 머피를 먼저 영입하고 나서 한 달이 지나 스티븐슨까지 영입하며 지구 반대편에서도 같은 팀이 된 것이다. 둘 다 1~2군을 오가며 기대에 못 미쳤고,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사진] 워싱턴 시절 패트릭 머피, 앤드류 스티븐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워싱턴 시절 패트릭 머피, 앤드류 스티븐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을 떠나 올해 미국으로 돌아간 두 선수는 각기 다른 팀으로 흩어졌다. 패트릭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뒤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던졌고, 스티븐슨은 멕시칸리그를 짧게  거쳐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4월말부터 트리플A 더럼 불스에서 뛰었다. 

그렇게 끝나는가 싶었던 두 선수의 인연은 시즌 중 한국에서 또 이어졌다. 이번에도 패트릭이 먼저 움직여 KT에 둥지를 텄고, 3주가 흘러 스티븐슨이 뒤따라왔다. 둘 다 시즌 중 완전 교체 선수로 한국에, 그것도 같은 팀에서 또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머나먼 타국이지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있어 적응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개국 4개 팀에서 5년째 같은 팀이 되는 것은 확률적으로 극히 희박한 일이다. 보통 인연이 아닌 패트릭과 스티븐슨이 5강 싸움 한복판에 있는 KT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가 5강에 들어간다면 두 선수의 동행은 6년으로 연장될 수도 있다. /[email protected]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스티븐슨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스티븐슨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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