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배우 안보현이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를 보며 ‘악마가 이사왔다’ 길구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 제공·배급 CJ ENM, 제작 외유내강) 인터뷰를 가졌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휘말린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고군분투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다 영화다. 악마와 청년 백수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설정부터 영화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로 942만 흥행 기록을 세운 이상근 감독이 데뷔작으로 고려했던 작품으로, 이상근 감독만의 순수하고 무해한 연출이 돋보인다.
안보현이 맡은 청년 백수 ‘길구’는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임윤아)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녀가 새벽마다 악마로 변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뒤 매일 새벽 그녀를 지키는 ‘극한 아르바이트’를 자처하게 되는 인물이다. 훤칠한 키와 듬직한 체격과는 달리, 소심하고 순한 면모를 가진 길구는 안보현의 반전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CJ ENM 제공
그동안 카리스마 깊은 연기로 존재감을 보였던 안보현은 ‘현실 백수’ 길구로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안보현은 ‘길구’에 대해 “실제로 나는 길구에 가깝다. 다 그렇진 않겠지만 저도 길구처럼 조금 내성적인 모습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더욱 그랬다. 연기를 하고 성인이 되면서 E가 되고 싶어서 노력을 해서 개선이 됐다. 조금은 길구의 모습이 있어서 임윤아, 감독님, 스태프 분들이 길구 같다고 많이 해주셨다. 칭찬인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사실 안보현이 ‘길구’가 되기까지는 캐스팅 이슈 등이 있었다. 상대역으로 캐스팅된 김선호가 사생활 문제로 하차한 것. 안보현은 캐스팅 이슈에 대해 “캐스팅 이슈가 있기 전부터 이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남성미가 강하고 외적으로 강해 보이는 역할들을 많이 했었는데 이런 부분에서는 도전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런 모습도 내 안에 있지 않을까, 구현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내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임했고, 부담감이나 자신감은 크게 없었다”고 말했다.
안보현이 연기한 ‘길구’는 밤이면 악마가 되는 선지를 케어하느라 그야말로 ‘개고생’ 했다. 안보현은 “악마 선지가 한 행동들을 보면 현실에서 성인이 할 수 없는 행동인데 어린 아이가 했다고 생각하고, 했던 걸 되짚어 보면 어린 아이의 투정과 비슷했다. 그런 부분이 귀엽게 보이는 순간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길구도 당황과 황당으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악마 선지를 말리고 보호한다. 그런 행동들이 밉거나 고집불통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가면 갈수록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윤아를 업거나 하는 장면들이 유독 많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윤아는 깃털 같았다. 깃털처럼 가벼워서 무거워봤자 얼마나 무겁겠나. 제가 운동하는 무게에 비하면 깃털이었다. 업히는 것도 매달려 있는 사람이 잘 매달리면 편하다. 내려올 때마다 미안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힐을 신고 있어서 내려오는 데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성동일 선배님이 고생하셨고, 저는 안정적으로 안고 업고 다녀서 힘들진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CJ ENM 제공
또한 안보현은 ‘길구’ 같은 캐릭터가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 같다는 말에는 “그렇지는 않더라”라며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를 예로 들었다. 그는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를 보니까 길구 같은 친구가 있더라. 그런 친구가 실제로 존재하고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길구 같은 친구는 그런 프로그램에 나올 성향도 안 되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낮과 밤이 다른 이성을 만난다면 어떨까. 안보현은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치면 한 명을 골라야 한다고 하면 밤선지 쪽이 가깝다. 인격체가 공존해야 한다는 사람이라고 하면 재밌을 거 같다. 각자만의 매력이 있어서 현실화 된다면 재미는 있을 거 같다. 밤선지가 한 행동이 모난 게 아니고 어린 아이 같았기에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저는 밤선지 같은 친구가 좋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