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떠날 때 도움 줘야”…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 새 삶 주고 떠난 아빠

중앙일보

2025.08.06 22:4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기증자 이훈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 “내가 떠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하면 좋겠다.” "

평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삶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 남기던 6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6월 27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이훈(61)씨가 뇌사 상태에서 폐와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6월 15일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평소 뜻을 알고 있던 유족들은 장기기증에 뜻을 모았고 그 결정을 통해 네 명의 환자에게 새 삶이 전해졌다.

이씨는 강원 춘천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성실하게 생계를 꾸려온 가장이었다. 회계 사무소에서 일하며 지역 고등학교 동문회장을 맡을 만큼 지역사회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따뜻한 마음을 전해온 그는 주변의 신망도 두터웠다.

시간이 날 때마다 출사를 나갈 만큼 사진을 좋아하던 이씨는 특별한 날에는 항상 가족들의 직접 사진을 찍어 추억을 공유했다.

고인의 딸 이유주씨는 “아빠, 함께하면서도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나누어주셨지만, 마지막 이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줘서 감사해요. 너무나 자랑스럽고 영원히 기억할게요. 하늘에서도 늘 저희 지켜봐 주세요. 사랑해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한영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