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첫 특별사면 대상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7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날 열린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심사 대상엔 조 전 대표가 포함됐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조 전 대표의 사면 필요성을 건의했다는 전날 보도와 관련해 “염치 없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을 그만둘 때까지 (대선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사면하지 않은 사람이 무슨 그런 말까지 했느냐”며 “그냥 알아서 맡겨 놓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 자신이 재직할 때 김 전 지사를 사면하지 않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취지였다.
민주당 의원 사이에선 사면에 부정적인 공개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 경험적 발언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정치인 사면이라고 하는 문제가 (임기) 첫 해의 사면에 맞을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박 대변인은 “오로지 민생 회복과 희망을 써나가야 할 시기에 사면도 대체로 민생 경제 회복과 사회적 약자에 집중해서 해온 전통 관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생범이라든지 사회적 약자의 사면에 대한 기준을 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맞춰서 심사를 하지 않을까”라며 “정치인 사면은 별도의 고려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대로 사면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Y 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나와 “조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냥에 의해서 멸문지화를 당했다는 부분은 민주당 내부에서는 팽배하다”며 당내 동정 여론이 있음을 시사했다. 문 전 대통령의 사면 건의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건의라는 해석도 분분하다”고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조 전 대표의 사면 가능성에 거세게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대표가 8·15 광복절특사 명단에 포함됐다는 기사가 사실이라면 정부가 굉장히 잘못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도 내로남불 시즌2, 불공정 정부라는 이름을 지울 수 없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조 전 대표 특별사면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하는 이 대통령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여권 내에서도 찬반이 갈리듯 여론도 조 전 대표 사면에 무게가 실리지 않기 때문이다.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가 지난 2~4일 20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조 전 대표 사면 찬성은 48.0%, 반대는 47.6%로 찬반이 팽팽했다.
특히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조 전 대표의 혐의가 국민의 역린이라고 할 수 있는 ‘입시 비리’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사면 부담은 작지 않다. 조 전 대표 사면 가능성이 거론되자 이미 학부모와 수험생이 모인 커뮤니티엔 많은 반대 글이 올라왔다. 2021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했을 때 진보층이 지지층에서 이탈한 것처럼 사면이 역풍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조 전 대표 사면이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 동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도 대통령실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