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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영화가 증오 조장" 주장 中네티즌 웨이보 계정 정지

연합뉴스

2025.08.0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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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1위 '난징사진관' 비판에 통제 조치…웨이보 "애국은 의무"
"항일 영화가 증오 조장" 주장 中네티즌 웨이보 계정 정지
흥행 1위 '난징사진관' 비판에 통제 조치…웨이보 "애국은 의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아 개봉한 항일 영화 '난징사진관'이 흥행 중인 가운데 이 영화가 일본에 대한 증오를 조장한다는 의견을 낸 네티즌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정지됐다.
7일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 측은 지난 4일 공지에서 몇몇 계정을 실명으로 나열한 뒤 이들이 "괴상하고(陰陽怪氣) 유해한 말을 옮기고 이를 통해 애국 소재 영화를 공격·조롱함으로써 법규와 사회적으로 합의된 규정을 위반했다"며 "현재 모두 발언금지(禁言) 상태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어 "애국은 모든 사람이 응당 자각·이행해야 할 책임과 의무임을 수많은 네티즌에게 알린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난징사진관'은 1937∼1938년 일제가 중화민국 수도인 난징을 점령하고 수많은 중국인을 학살한 난징대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다. 개봉 2주도 지나지 않아 수익 17억위안(약 3천27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성도일보는 중국 소셜미디어 일각에선 잇따라 개봉하는 항전 영화들을 두고 "원한 교육을 하지 말라"거나 "아이들의 심리 건강을 해친다"고 주장하는 등 당국 공식 입장과 맞지 않는 논조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 영화 중 '난징사진관'을 둘러싸고 가장 많은 논쟁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여론 단속에 나섰다.
중국공산당 베이징시위원회 기관지 북경일보는 웨이보에서 통제 조치된 계정들이 '파시즘 비판'을 '반일'이나 '원한 부추기기'로 헐뜯었고, 열정적으로 영화를 관람한 중국인들을 '여름 휴가철에 일본에 놀러 갈 돈이 없는 사람'이라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언급들이 자생적인 것이 아니라 해외 인터넷 공간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중국 국내외 세력이 힘을 합친 여론전의 일환이라는 주장도 폈다.
환구시보 편집장을 지낸 유명 관변 논객 후시진은 지난 5일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온라인에는 이 영화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일부는 명백한 매국노(漢奸) 언급이거나 심각한 착오를 담고 있다"며 "이 영화를 들어 중국 사회가 일본에 대한 원한을 부추긴다고 비판하거나 난징대학살에 대한 일본 우익의 관점을 선전하는 것 등으로, 그런 언급은 반드시 타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영화에 관해) 좋게 말하는 것만 허용하고 결점과 문제를 말하는 것은 불허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극단"이라며 "그런 경향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목표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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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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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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