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반 이후 5번째 인하…사상 첫 재투표, 5대 4 접전
베일리 총재 "금리 경로 여전히 하방이나 진정한 불확실성 있어"
英, 기준금리 4.00%로 인하…"금리 경로 불확실성↑"(종합2보)
지난해 중반 이후 5번째 인하…사상 첫 재투표, 5대 4 접전
베일리 총재 "금리 경로 여전히 하방이나 진정한 불확실성 있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00%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는 로이터 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일치한다.
통화정책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고 나머지 4명이 동결 의견을 냈다. 0.25%포인트 인하가 4표, 0.5%포인트 인하 1표, 동결 4표로 단번에 결론이 나지 않아 이례적으로 두 차례 투표로 결정됐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중반 이후 다섯 번째다. 16년 만의 최고치인 5.25%까지 올랐던 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2월, 5월, 이달까지 5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내렸다.
기준금리 연 4.00%는 2023년 3월 이후 가장 낮다.
통화정책위원회가 28년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투표할 만큼 영국 경제에는 금리 결정 요인이 여러 방향으로 혼재한다.
BOE는 연 2%의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기준 금리를 조정하는데, 올해 6월까지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6%로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BOE의 오는 9월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7%에서 4.0%로 상향 조정됐다. 고용주 국민보험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고용 시장도 약세다.
기업들은 영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도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하를 바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금리가 '점진적인 하락 경로'에 있다고 언급해온 BOE는 이날 성명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 방식은 여전히 적절하다"고 기조를 유지했다. 또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언급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했으나 상황은 좀 더 복잡하다.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더 조심스러운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를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인하하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금리가 여전히 하방 경로에 있는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금리 방향의 과정에 진정한 불확실성이 있다. 그 경로가 좀 더 불확실해졌다는 게 요점"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줄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야엘 셀핀 KPMG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월 한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하면서도 "투표 접전과 의사록에 통화정책위에서 분열이 드러나며 양방향의 물가 위험 요인과 불확실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중단되면 지지율 급락과 재정 압박 속 경제 활성화가 절실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24일 예금금리(2.00%)와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 등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하며 1년 넘게 이어온 금리인하를 일단 중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30일까지 5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제롬 파월 의장의 조기 사퇴를 압박해 왔다.
베일리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겪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알다시피 파월은 내 친구이며 아주 긴밀하게 협력한다"며 "그는 최고의 진실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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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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