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마켓플레이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고물품 거래를 하려다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본보에 제보를 해온 한인 박모씨는 최근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 침실 세트를 200 달러에 매물로 내왔다. 리스팅을 올리자마자 매물에 관심이 있다는 문자 메시지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박씨에게 왔다.
물건을 신속하게 처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박씨는 기쁜 마음으로 메신저를 통해 잠정 구매자와 대화를 나눴고, 젤(Zelle)을 통해 먼저 돈을 받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전화로 문자가 왔다. 내용인 즉, 누군가 박씨에게 200 달러를 젤로 보냈는데 은행에서 결제를 보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제가 보류된 이유는 돈을 보낸 사람이 비즈니스 은행계좌로 송금을 했는데, 박씨의 은행계좌가 비즈니스 계좌가 아니기 때문에 200 달러는 결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문자 메시지에는 비즈니스 계좌로부터 송금을 받으려면 최소 금액이 700 달러가 되어야 한다며, 박씨가 잠정 구매자에게 500 달러를 송금하고 구매자로부터 700 달러를 다시 송금 받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평소 젤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었던 박씨는 그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머뭇거렸다. 그런 사이 잠정 구매자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송금이 결제가 안 되어서 내가 지금 은행 측과 전화로 문의하고 있다”며 박씨가 문자 내용대로 따를 것을 종용했다.
이에 박씨는 문자 내용대로 500 달러를 송금한 후 상대방이 700 달러를 송금하길 기다렸다. 하지만 그 후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고, 잠정 구매자도 더 이상 페이스북 메신저에 답을 하지 않았다.
박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나중에 알고 보니 휴대폰으로 온 문자 메시지는 은행에서 온 문자가 아니었다”며 “누군가 작심하고 나에게 사기를 친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제와 돌이켜보니 매물을 올린 지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메시지가 온 것을 의심했어야 했다”며 “이들은 중고물품 플랫폼에서 전문적으로 사기를 치는 조직의 일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일이 있은 후 경찰 등 관계 당국에 신고를 했다”며 “하지만, 이들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씨처럼 온라인 플랫폼 및 전화, 이메일, 우편 등의 채널을 통해 사기를 당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은 실정이다. 특히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들의 상당 수가 온라인에서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 중 온라인에서 물품을 구입했지만 물품이 도착하지 않거나 모조품인 경우 환불을 받지 못했던 경우가 36%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24%의 응답자들은 사기성 이메일, 문자, 전화를 받고 개인 정보를 넘겨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월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성인 9,39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사기 유형 중 온라인 사기 또는 사이버 공격의 형태로 사기를 당해본 경우는 전체의 73%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안의 경우 한가지 이상 유형의 사기를 당해본 비율은 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낯선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하며, 정부기관이나 기업이 문자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는 점 알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공포심을 유발하는 메시지일수록 의심을 해야 하며, 의심될 경우 해당 기관의 공식 웹사이트나 연락처로 직접 확인할 것을 권한다. 박씨의 경우 돈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 어떠한 이유로든 반대로 돈을 송금하라고 요구하는 경우 백발백중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