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불펜의 신성으로 떠오른 한국계 미국인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0)이 LA 다저스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에 이어 첫 세이브까지 따냈다. 오브라이언의 성장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사활을 걸어야 할 한국야구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오브라이언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5-3으로 앞선 8회 구원 등판, 9회까지 1⅓이닝 1볼넷 무실점 노히터로 막고 세인트루이스의 승리를 지켰다.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8회 2사 1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 처리한 오브라이언은 9회 앤디 파헤스를 중견수 뜬공, 마이클 콘포토를 2루 땅볼로 가볍게 투아웃을 잡았다. 맥스 먼시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알렉스 프리랜드를 2루 땅볼 유도하면서 오타니 쇼헤이 타석 앞에서 경기를 끝냈다. 총 투구수 20개로 최고 시속 100.1마일(161.1km), 평균 98.6마일(158.7km) 싱커(16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개), 커브(1개)를 간간이 섞었다.
이전 등판이었던 지난 5일 다저스전에서도 오브라이언은 8회 동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1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다저스를 상대로 데뷔 첫 승과 세이브의 기쁨을 모두 맛본 것이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오브라이언은 4월과 6월 콜업과 강등을 반복했다. 하지만 6월10일 재콜업된 뒤 불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격조 역할로 시작해 조금씩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29⅓이닝) 1승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84 탈삼진 29개 WHIP 1.19 피안타율 2할2리로 투구 내용이 좋다. 후반기 7경기(7이닝)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29 탈삼진 4개 WHIP 1.00 피안타율 1할2푼으로 갈수록 위력적이다.
오브라이언의 몸에는 한국의 피가 흐른다.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우완 투수로 ‘준영’이라는 한국식 미들 네임도 갖고 있다. 193cm 장신에서 내리 꽂는 싱커가 커브의 각이 좋은 우완 투수로 2017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29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된 뒤 2020년 8월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고, 2021년 9월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년 4월 신시내티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시애틀 매리너스로 트레이드됐다. 투수력이 좋은 시애틀에선 대부분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지만 2023년 시즌 후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돼 40인 로스터에 들어가면서 입지를 넓혔다. 지난해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 개막전에도 던졌지만 팔뚝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4개월 공백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 건강한 몸으로 30세 다소 늦은 나이에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했다.
오브라이언의 성장은 한국야구대표팀에도 엄청난 호재다. 내년 3월 WBC에서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할 ‘류지현호’는 미국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들부터 한국계 선수들까지 두루 접촉하며 대표팀 합류를 타진 주이다. WBC는 국적과 관계없이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해당 국가 혈통이면 선수가 선택해서 그 나라 대표로 출전할 수 있다.
2023년 한국야구대표팀 최초 혼혈 선수로 WBC에서 뛴 유틸리티 야수 토미 에드먼(LA 다저스)을 비롯해 외야수 롭 레프스나이더(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데인 더닝(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한국계 선수들로 내년 WBC 대표팀 후보. 그 중에서 젊고, 단기전에 특히 중요한 투수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오브라이언에게 시선이 간다. 지금 성장세라면 내년 WBC에서 한국대표팀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email protected]
[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