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배우 정일우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떠났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쏟아낸 눈물의 의미를 담담히 고백했다.
7일 방송된 KBS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2'에서 정일우가 스무 살 시절 겪은 교통사고와 뇌동맥류 투병 사실을 언급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회상했다.
그는 “거침없는 하이킥 오디션 직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단기 기억상실 증상까지 겪었다”며 “그때는 몰랐는데, 이후 27살에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눈앞이 깜깜해졌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한 달 동안 방 안에서 칩거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중 문득 ‘정말 가고 싶었던 곳’을 떠올렸다. 그는 “6개월을 준비해서 산티아고로 향했다”며 “그 길 위에서 걷는 매 순간,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꼈다. 하루에 49km를 걸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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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는 총 3번의 순례길을 걸었다. “가장 힘들 때 처음으로 혼자 갔다. 그리고 그 행복을 친구들과도 나누고 싶어서 두 번 더 갔다”고 말했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어머니도 순례길을 너무 가고 싶어 하셔서, 함께 한 번 더 가려 한다”고도 덧붙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산티아고 대성당 미사였다. “미사 중에 갑자기 눈물이 터졌다. 대성통곡을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렇게 울고 나니까 마음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그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동안 쌓여 있던 감정이 터진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이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정일우는 천주교 신자다. “대성당 앞에서 기도하는데, 그냥 터졌다. 삶을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려왔던 날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잠시 멈추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