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무역 파트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7일(현지시간) 발효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4.48포인트(-0.51%) 내린 43,968.6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06포인트(-0.08%) 내린 6,340.00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73.27포인트(0.35%) 오른 21,242.70에 거래를 마쳤다.
상호관세가 미국 동부시간 7일 0시1분(한국시간 7일 13시1분) 본격 시행된 뒤 전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이날 강세로 출발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 관세에 대한 면제 사항을 언급한 게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만약 미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주간 실업청구 지표가 여전히 양호한 수준에 머무는 것도 미국의 고용 사정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앞선 우려를 덜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 이사에 '트럼프 책사'로 꼽히는 스티븐 미란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했다.
투자자들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인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가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를 높여왔다.
애플은 향후 4년간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전날 밝히면서 이날 3.18% 상승했다.
한편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비만 치료제의 후기 단계 임상시험 결과가 투자자들을 실망감을 안기면서 이날 14.14% 급락했다. 일라이 릴리의 급락은 이날 다우 지수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증시 랠리가 조금 지치기 시작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며 "그동안 증시가 호실적에 기반해 랠리를 펼쳤고, 이 과정에서 관세 관련 뉴스를 무시한 측면이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