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평안남도 평양 출생인 고인은 서라벌예대(현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1956년, CBS 2기 성우로 데뷔했다. TBC ‘석양의 무법자’ 투코 역으로 인기를 얻은 그는, '도망자' 시리즈와 '공군 대전략', '빠삐용', '서울야곡' 등에서 목소리를 알렸다.
성우 외에도 현대극장 단원으로 1세대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했다. 연극 '햄릿', 한국 최초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등에 출연했고 훗날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서울뮤지컬진흥회 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성우임에도 뛰어난 비주얼로 이목을 끈 그는 TBC 개국 과정에서 배우로도 스카우트 됐다. 이에 1971년 방송된 TBC 사극 '여보 정선달'에서 주인공 정선달 역으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1974년에는 TBC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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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는 '회장님 전문 배우'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완전한 사랑', '파리의 연인', '귀엽거나 미치거나', '브라보 마이 라이프', '뉴하트', '웃어라 동해야' 등 다수의 작품에서 '회장님' 역할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것이다.
그 사이 김성원은 30대 후반부터 중증 당녀 판정을 받아 50여 년에 걸쳐 꾸준히 건강관리에 힘썼다. 이 과정에서 내조에 힘써준 아내와 함께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하는가 하면, 2006년에는 '당뇨와 친구하라'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당뇨협회 홍보대사를 맡은 것은 물론, 세계당뇨병연맹 회장이 수여하는 공로패를 받기도 했는데, 의료인이나 단체가 아닌 당뇨인이 공로패를 받는 것은 김성원이 최초였다.
다만 암투병이 고인의 말년을 괴롭게 했다. 김성원은 지난 2022년 초 방광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이에 암투병 끝에 1년을 채 지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