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기업 '인재 빼돌리기' 집중 수사…"불법행위 적발"
TSMC 2나노 기술 유출 충격 속 과거 28나노 유출 사건도 밝혀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양안(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 당국이 중국기업의 불법적인 '인재 빼돌리기'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에 나섰다.
8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을 수사하는 법무부 산하 조사국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6일까지 대만 전역에서 중국 자본 관련 기업 16곳을 조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국은 23일 동안 수사요원 300여명을 투입해 조사한 결과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항자츠위안 테크놀로지, 중국 최대 회로기판 제조업체인 성홍 테크놀로지 등 중국 기업의 불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기업은 화교 자본 또는 외국 자본의 홍콩 기업으로 위장해 대만에 자회사나 사무소를 설립한 후 대만 내 첨단기술 인재를 불법 모집했다며, 관련 행위를 '양안인민관계조례'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21년 불법 인재 빼돌리기로 적발된 베이징 지촹베이팡 테크놀로지(CHIPONE)가 또다시 같은 혐의로 적발됐다고 전했다.
조사국은 2020년부터 중국기업의 인재 빼돌리기 등 불법 행위를 특별 조사해 지금까지 100여건을 조사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집적회로(IC) 설계 및 관련 산업 공급망은 대만 경제의 생명선이자 기둥이라면서 중국 기업의 주요 표적인 대만의 첨단 인재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사국은 지난 3월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로 '중국판 TSMC'로 불리는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태평양 섬나라인 미국령 사모아에 회사를 설립한 후 2010년 외국 자본 명의로 위장해 북부 신주 지역에 자회사를 설립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한편, 대만언론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 유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과거 28나노 기술 유출 사건도 밝혀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8나노 제품을 생산하는 TSMC 15A 공장에 2013년 9월부터 2016년 9월까지 근무했던 싱가포르 국적의 레이 씨가 퇴사를 앞두고 3차례에 걸쳐 50페이지 분량의 기밀정보를 불법 복사해 유출했고, 퇴사 후 약 한 달 만에 경쟁사인 중국 SMIC로 이직했다.
레이씨는 TSMC의 고소에도 이미 중국으로 출국해 조사와 처벌을 피했지만, 최근 대만에 입국했다가 체포돼 재판받았다.
대만 지적재산권법원은 지난 5월 레이씨에 대해 영업비밀 위반 혐의로 징역 1년과 50만 대만달러(약 2천3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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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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