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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열정 식은 본고장…독일 1인당 소비량 세계 8위 추락

연합뉴스

2025.08.0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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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중시, 젊은층 음주 감소 등 영향…무알코올 맥주 약진
맥주 열정 식은 본고장…독일 1인당 소비량 세계 8위 추락
건강 중시, 젊은층 음주 감소 등 영향…무알코올 맥주 약진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독일하면 하얀 거품 아래 황금빛 자태를 뽐내는 거대한 맥주잔 여러 개를 양손에 너끈히 든 옥토버페스트를 누비는 남녀 종업원들로 분주한 뮌헨 노천 주점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뒤따를 만큼 맥주는 독일 정체성의 일부로 통한다.
하지만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 맥주를 향한 열정이 빠르게 식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독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독일의 맥주 판매량은 약 39억ℓ에 그쳤다. 전년에 비해 6.3% 감소한 이 같은 판매량은 199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이 기간 국내 판매량은 32억ℓ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고, 수출 판매는 7.1% 줄었다. 국내 판매량이 이 정도로 쪼그라든 것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비슷한 수준이다.
2005년 112ℓ이던 1인당 평균 맥주 소비량 역시 현재 90ℓ를 밑돌 정도로 현저히 줄었다. 이에 따라 독일의 1인당 맥주 소비량도 세계 8위로 떨어졌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한때 체코를 제외하면 독일인들의 1인당 맥주 소비량이 세계 최고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독일인들의 맥주 소비가 꺾인 것은 노령화, 건강을 챙기는 사회 풍조, 젊은 세대의 음주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호텔이나 식당 등 접객 업소에서의 맥주 판매가 현저히 감소했는데, 이는 와인의 경우 감소세가 완만한 것과 대비되는 점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C&A 벨틴스 양조장의 폴커 쿨 대표는 "독일에서 맥주에 대한 선호가 분명히 있긴 하지만 석잔이나 넉잔째에 대한 열망은 더 이상 없다"며 개개인의 맥주 소비량이 전반적으로 줄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독일에서 팔리는 맥주 9%는 무알코올 맥주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알코올을 함유하지 않은 맥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최근 맥주 시장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작년 뮌헨에서는 무알코올 맥주만을 취급하는 노천 주점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 탓에 향후 맥주 수출 물량까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독일 맥주 산업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맥주 산업의 고전 속에 지난 5년간 독일에서는 약 100개의 양조장이 문을 닫았고, 향후 폐업 업체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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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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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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