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주중 미국 대사관이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80년을 맞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일 간 전쟁은 끝났으며 양국이 태평양 지역 평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8일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 웨이보 계정에 따르면 대사관 측은 지난 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미 국무부 태미 브루스 대변인 명의 성명을 올렸다.
브루스 대변인은 "80년 전 8월 6일 미국과 일본은 태평양 지역에서의 괴멸적 전쟁을 끝냈다"면서 "이후 80년간 미일은 줄곧 어깨를 나란히 하며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수호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히로시마 사람들의 화해 정신이 미일 동맹을 강화시켰다"라며 "오늘날 미일 양국은 밀접한 동맹으로 함께 서 있으며, 단결된 자세와 명확한 목표를 갖고 미래를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든 동반자 관계는 세계 자유·진보의 등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중국 온라인상에서 해당 게시물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웨이보에서는 '주중 미국대사관의 하늘을 거스르는 발언'이라는 표현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 가운데 한 명은 "누가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에 떨어뜨렸는지 헷갈리게 하는 게시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총편집인을 지낸 후시진은 전날 웨이보를 통해 "순전히 도발이자 욕먹을 짓"이라면서 "미일 간에 진정한 평화였던 적이 없으며 군사적 점령과 통제·복종만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날 일본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에서 사냥개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일본이 스스로를 새로운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아 일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미국은 최근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해군이 동해에서 합동훈련을 마치고 지난 6일 서태평양 해역 공동 순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은 4∼12일 서태평양 필리핀해에서 일본·영국 등 동맹 5개국과 '맞불' 훈련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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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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