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가수 타블로가 15년 전 자신을 괴롭혔던 학력 위조 의혹, 일명 ‘타진요’ 논란의 상처를 함께했던 멤버들과 마주하며 웃음과 눈물로 마무리 지었다.
7일 에픽하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타블로와 투컷, 미쓰라는 구독자 1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유튜브 본사를 방문하고 골드버튼을 수령했다. 기쁨을 나누며 숙소로 향하던 중, 투컷과 미쓰라는 예정에 없던 행선지를 제안했다. 바로 타블로의 모교,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였다.
스탠퍼드는 타블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다. 지난 2010년, 일부 누리꾼들이 타블로의 학력을 조작이라 주장하며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라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했고, 이는 연예계 최대의 사이버 괴롭힘 사건으로 번졌다. 당시 타블로는 MBC 스페셜을 통해 스탠퍼드로 직접 향해 사실을 증명했지만,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믿는 것 같다”는 말로 깊은 상처를 토로하기도 했다.
[사진]OSEN DB.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지금, 에픽하이 멤버들은 “역사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오자”며 타블로를 스탠퍼드로 이끌었다. 투컷은 당시 타블로가 방송에서 착용했던 검은색 비니와 후드티까지 준비해오는 치밀함을 보였고, 타블로는 “나 진짜 다녔다니까”라며 어이없어 하면서도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
멤버들의 장난 어린 권유 속에서, 타블로는 당시 방송의 한 장면을 재연했다. 이번엔 울상이 아닌 환한 미소를 띠며. 그는 “저 이미 치유됐어요”라며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눈시울은 젖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투컷은 “이제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하며 진심 어린 웃음을 지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패러디나 해프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고통스럽고 외로웠던 시간을 함께 견뎌온 팀원들과 함께, 유쾌하게 웃으며 그 아픔의 무게를 덜어낸 순간이기 때문이다.
[사진]OSEN DB.
앞서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투컷은 “이럴 거면 우리가 미국에 가서 한 번 (스탠퍼드를) 보자. 역사의 현장이니까”라며 이번 방문을 예고한 바 있다. “슬펐던 아픔도 15년쯤 지나면 희화화할 수 있지 않겠냐”는 투컷의 말처럼, 그들은 고통을 웃음으로 되돌려놓았다.
타블로는 예능이나 SNS를 통해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내면의 세계가 깊은 뮤지션이다. 그런 그가 “완치됐다”고 말한 날,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보였다는 것은 진정한 치유의 순간이었음을 증명한다.과거의 아픔을 함께 비추고, 그 위에 우정을 얹어 웃음으로 바꾼 에픽하이. 이들의 진심 어린 장난이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에 남을 또 하나의 진짜 ‘에픽한’ 장면으로 기록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