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 현장에 나타난 유튜버 전한길씨로 인해 연설회 내내 소란이 빚어졌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후보자의 연설에는 크게 환호하며 박수쳤고, 계엄 옹호와 부정선거론에 반대하는 후보자 연설에는 청중석 앞으로 뛰쳐나가 당원들을 향해 “배신자”를 연호할 것을 앞장서 독려했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찬탄파’ 조경태 당대표 후보의 연설 도중에도 의자 위에 올라 청중의 시선을 유도했고, 이에 호응하는 청중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 AGAIN 전한길과 함께’가 써진 현수막이 등장했다.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지역 합동연설회에는 지난 6월 입당한 것으로 알려진 전씨가 취재진에게 주어지는 ‘프레스’(PRESS) 비표를 받아 입장했다. 기자석에 착석한 전씨는 연설회 내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현장을 생중계했다.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정견발표가 이어지는 동안 전씨의 행동으로 인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전씨가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자의 연설 중 “계엄을 옹호할 수 없다”는 발언이 나오자 기자석을 떠나 청중석 앞 연단에 올랐고, 당원들에게 ‘배신자’ 연호를 주도하기 시작하면서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반탄파’ 김문수·장동혁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 “배신자”를 연호하자 ‘찬탄파’ 조경태·안철수 지지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후 전씨가 다시 착석하자 조 후보의 지지자들은 전씨를 찾아와 “내가 책임당원인데 누구보고 배신자라는 거냐”며 욕설이 섞인 항의를 퍼부었다.
김 후보자 역시 연설에서 “저기 나와 있는 전씨 같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있고 계엄을 계몽령이라 정당화하는 사람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느냐”며 “국민들이 우리 야당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전씨는 김민수 최고위원 후보자의 연설 도중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옹호 발언이 나왔을 때는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김민수 후보가 “어깨가 빠질 것 같아 너무 아프니 팔을 놓아달라는 게 어제 인권유린 현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절규였다”고 소리치자 전씨는 이에 크게 호응하며 손뼉을 쳤다.
전씨는 조경태 후보의 연설 도중에도 돌출행동을 이어갔다. 조 후보는 연설에서 “아직 우리 당은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자를 덜어내지 못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자를 몰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설을 듣던 전씨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 위에 오른 뒤 청중석을 향해 자신의 팔을 들어 보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어게인’ 현수막을 흔들며 전씨에게 호응했다. 연설 도중 조 후보 지지자와 장 후보 지지자 사이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