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LA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이었던 투수 워커 뷸러(31)가 새로운 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보너스로 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억원을 받는다.
뷸러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시즌 20번째 등판으로 FA 계약 당시 인센티브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뷸러는 지난해 12월 보스턴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1년 보장 2105만 달러로 계약금 305만 달러 포함 올해 1805만 달러를 받고, 내년 2500만 달러 상호 옵션 계약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바이아웃 금액 300만 달러를 더해 2105만 달러를 받는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에는 인센티브도 포함됐다. 선발 기준으로 20경기 등판시 50만 달러를 시작으로 22경기, 24경기, 26경기, 28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각각 50만 달러씩 최대 2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9일 샌디에이고전이 뷸러의 시즌 20번째 등판으로 50만 달러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앞으로 8경기를 추가로 선발 등판하면 2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억원까지 챙길 수 있다.
인센티브 1차 조건을 충족하기 직전이지만 뷸러의 성적을 보면 그만한 가치가 없다. 올해 19경기에서 94이닝을 던지며 6승6패 평균자책점 5.74 탈삼진 71개 WHIP 1.60으로 부진하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2018년 이후 커리어 최악의 성적이다.
2018~2022년 다저스 선발진의 핵심으로 활약한 뷸러는 그러나 2022년 8월 두 번째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커리어가 꺾였다. 재활 과정이 길어지면서 2023년 시즌을 통째로 건너뛴 뷸러는 지난해 5월 복귀했지만 16경기(75⅓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5.38 탈삼진 64개 WHIP 1.55로 기대에 못 미쳤다.
수술 후유증인지 구위가 떨어졌고, 제구도 흔들렸다. 월드시리즈 2경기 1승1세이브 포함 지난해 포스트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10이닝 무실점으로 부활하는가 싶었지만 다저스는 냉정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세이브로 장식한 FA 뷸러에게 1년 2105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하지 않으면서 잡지 않았다. 뷸러를 외면하면서 사이영상 2회 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5년 1억8200만 달러에 FA 영입했다.
[사진] 보스턴 워커 뷸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스턴이 1년 보장 계약으로 뷸러에게 FA 투자를 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분위기다. 4월까지 시즌 첫 6경기에선 4승1패 평균자책점 4.28로 나쁘지 않았지만 어깨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한 달 가까이 쉬며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13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무너졌다.
3개월째 꾸준히 못하고 있지만 보스턴은 뷸러를 계속 선발로 썼다. 태너 하우크(팔꿈치), 헌터 도빈스(무릎) 등 기존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뷸러를 울며 겨자 먹기로 기용했다. 남은 시즌도 선발 로테이션을 끝까지 돌 가능성이 높지만 부진을 이어가면 인센티브를 다 챙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
64승52패(승률 .552)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1위로 포스트시즌 경쟁 중인 보스턴은 남은 시즌 매 경기가 중요하다. 지난 6월 올스타 3루수 라파엘 데버스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하면서 받아온 좌완 유망주 카일 해리슨이 트리플A에서 최근 호투하고 있어 뷸러도 안심할 수 없다. 최근 2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한 가운데 9일 샌디에이고전이 뷸러에게 중요한 분기점이 될 듯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