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발롱도르는 허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나스르)가 또 한 번 프랑스 '프랑스 풋볼'의 발롱도르 시상에 날을 세웠다. 수상자 예측 요청에도 단 세 단어로 불신을 드러냈다.
스페인 '마르카'의 9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는 최근 포르투갈 '스포르트 TV'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발롱도르를 받을 것 같냐"는 질문에 "그건 허구다(It’s fictional)"라고 잘라 말했다. 5차례 발롱도르를 들어 올렸던 전 세계 최고의 스타는 이로써 올해 시상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발롱도르는 지난 1956년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제정한, 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프랑스어로 '황금공'을 뜻하며, 트로피도 황금공 형태다. 세계 각국 기자단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며, 투표권 국가와 규모는 시대에 따라 확대·변경됐다. 2022년부터 평가 기간을 시즌 단위로 변경하고, 개인 성과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올해 발롱도르 후보 30인 명단에는 호날두뿐만 아니라 8회 수상자(최다 수상)인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도 빠졌다. 두 선수가 동시에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22년 만에 두 번째다. 호날두가 처음 후보에 오른 것은 2004년, 메시는 2006년이었으며, 이후 두 선수는 10년 넘게 축구계를 양분하며 역사를 써왔다.
발롱도르에 대한 호날두의 회의적인 시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그는 "이 시상은 신뢰를 잃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수상했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여러 번 했고, 분노를 느낀 적도 많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2008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총 5차례 트로피를 거머쥐었지만, 준우승만 6번을 기록했다. 그중 4번은 메시, 나머지는 루카 모드리치(2018), 카카(2007)에게 밀렸다.
문제는 그의 이 말이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점이다. 발롱도르는 명실상부한 세계 축구 최고 권위의 상이다. 호날두는 이 '허구'라 지칭한 상을 무려 5차례나 들어 올렸고, 6번의 준우승까지 합치면 11차례 시상대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그는 "꿈이 이뤄졌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다.
한편 올해 발롱도르 후보 명단에는 라민 야말(바르셀로나),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엘링 홀란(맨시티),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 등 차세대 주역들이 포진했다. 수상자는 오는 9월 22일 발표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