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박승수(18,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비공식 홈 데뷔전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뉴캐슬은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에스파뇰(스페인 라리가)과 2-2로 비겼다.
뉴캐슬은 전반 17분 에두 엑스포지토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에 실점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전반 21분 맷 타겟의 헤더로 동점을 만들었고, 전반 막판 '신입생' 아론 램스데일이 하비 푸아도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양 팀은 후반에도 한 골씩 주고받았다. 뉴캐슬이 후반 33분 제이콥 머피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후반 44분 키케 가르시아가 머리로 뉴캐슬 골망을 가르면서 다시 2-2 동점이 됐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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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수도 선발 출전해 약 63분간 피치를 누볐다. 이날 그는 머피, 윌 오술라와 함께 공격진을 형성하며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깜짝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공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홈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엔 충분했다.
박승수는 초반부터 특유의 빠른 속도와 박자를 빼앗는 드리블로 에스파뇰 수비진을 괴롭혔다. 루이스 홀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프리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뉴캐슬 팬들도 박승수의 자신감 넘치는 돌파에 박수를 보냈다.
다만 뉴캐슬에서 첫 공격 포인트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박승수는 후반 18분 교체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패스 성공률 95%(19/20), 경기 최다 드리블 성공(3/4), 크로스 성공 2회(2/4)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6.8점.
하우 감독도 박승수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박승수는 우리와 함께 훈련할 거다. 그는 그럴 자격을 얻을 정도로 충분히 잘했다. 교체 출전으로 잠깐 출전했을 때도 정말 훌륭했다. 오늘은 선발로 나섰는데 우리 팀에서 잘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박승수는 수비를 제치는 능력이 뛰어나며 자신감 있는 선수다. 그가 정말 잘해냈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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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현지 매체들도 대부분 박승수에게 팀 내 1위급 평점을 매겼다. '크로니클 라이브'는 "몇몇 선수는 하우 감독의 구상에 확실히 자신을 각인시켰다"라며 "박승수는 기대되는 활약을 펼친 뒤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좋은 볼 터치와 적극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라고 칭찬했다. 평점도 8점으로 머피와 나란히 공동 1위였다.
'조르디 부트 보이스'는 박승수에게 평점 7점을 줬다. 이는 브루노 기마랑이스(7.5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였다. 매체는 "박승수는 경기장 위에서 유일하게 팬들을 흥분케 한 선수였다. 그는 한 시간 만에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전까지 재기발랄한 기량으로 졸린 관중들을 깨웠다. 팬들은 그가 이번 시즌 팀에 남아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1군 합류 가능성을 점쳤다.
'실드 가제트' 역시 박승수에게 팀 내 최고 평점인 7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관중은 환호했다. 초반부터 눈부셨고 수비 가담도 주저하지 않았다. 일부 상황에서 판단력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공을 소유했을 때 흥미로운 선수"라고 기대를 걸었다.
물론 상대를 제친 뒤 마지막 선택에 있어선 아직 성장이 더 필요한 박승수다. 조르디 부트 보이스는 "박승수가 전반전 눈부셨다"라면서도 "박승수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분명히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했다. 그는 빠른 발로 팬들을 매료시켰지만, 트릭이 필요하지 않을 때와 크로스가 필요할 때를 배워야 할 것 같다. 그의 스킬로 좋은 위치에 파고들게 되지만, 마무리가 효과적이어야 한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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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수는 수원 삼성이 자랑하던 2007년생 유망주다. 그는 저돌적인 돌파와 드리블 센스로 일찍이 주목받았고, 지난 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했다. 그리고 최근 뉴캐슬에 공식 입단하며 K리그2에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직행하는 데 성공했다.
다소 행운도 따랐다. 박승수는 마침 뉴캐슬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국 투어를 진행하면서 고국에서 기회를 잡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홈구장이었던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를 상대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박승수는 후반 교체 투입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 가장 큰 임팩트를 남겼고, 이어진 토트넘과 맞대결에서도 겁없는 플레이로 뉴캐슬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는 다른 팀으로 임대가서 경험을 쌓는 대신 뉴캐슬에 남아 성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1군 합류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앞서 박승수는 팀 K리그와 경기를 마친 뒤 "활용 계획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른다. 여기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앞으로 열심히 하고 빨리 녹아들어서 꼭 빠르게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고 싶다"라며 "난 언제나 '제2의 누군가'가 되기보다는 '제1의 박승수'가 되고 싶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를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