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NC 다이노스 4번타자 맷 데이비슨에게 내준 홈런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반성을 주문했다. 똑같은 패턴으로 쉽게 상대하다 결정타를 내주었다는 것이다. 데이비슨에게 많은 홈런을 맞는 등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재발방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경기였다. 6회초 김선빈이 2경기 연속 투런홈런을 터트리며 3-3 동점을 맞은 직후였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선발 김도현이 1사후 박민우를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어렵게 승부하다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데이비슨에게 초구에 130m짜리 대형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데이비슨은 2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투구 직전에 정재훈 투수코치가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주의를 환기시켰으나 초구 140km짜리 슬라이더가 풀리면서 몸쪽 높게 들어갔고 홈런공이 되고 말았다. 리드를 허용한 KIA는 8회말 무사 만루 역전 찬스에서 위즈덤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추격에 그치며 4-5로 무릎을 꿇었다. 피말리는 순위싸움에서 아쉬운 패배였다.
NC 데이비슨./OSEN DB
이 감독은 9일 창원경기가 비로 취소된 직후 취재진 브리핑에서 "데이비슨에게 홈런을 너무 많이 맞는다. 3연전 가운데 한 두 개씩 꼭 맞고 있다. 거의 다 빠른 공 위주의 피칭을 하다 맞았다. 데이비슨은 한국야구에 적응을 했다. 어떤 공을 던진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팔도 길고 힘도 있고 방망이도 길다. 한 번 맞으면 지는데 너무 쉽게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데이비슨은 KIA를 상대로 9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올해는 4개를 맞았다. 이 감독은 "어제도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왔다. 어느 쪽으으로 들어오는지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심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슬라이더가 풀려서 몸쪽으로 들어가니 가장 치기 좋은 공이 됐다. 가장 위험한 공이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이어 "초구를 치겠다 싶으면 멀리멀리 움직이거나 확실하 낮게 던지도록 해야 한다. 너무 평온하게 하는 것 같다. 한 선수에게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 가니까 맞는 것이다. 배터리든 코치든 투수든 반성을 해야 한다.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이제 몇경기 안남았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KIA 이범호 감독./OSEN DB
특히 "컨택 타자에게는 안타를 맞아도 되는데 어렵게 가고 홈런타자에게 쉽게 가다 홈런을 맞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교한 타자 박민우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주었고 홈런타자 데이비슨에게 초구를 너무 쉽게 던지다 결정타를 맞았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풀타임 첫 선발을 보내는 김도현은 물론 자신을 포함한 코치들도 경각심을 가져달라는 주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