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6-0으로 앞선 3회말 1사 1루에서 두 팔로 ‘X’자 표시를 만들며 도루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티빙 중계 화면
[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1~2위 빅매치에서 한화 이글스에 이틀 연속 승리했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8-1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LG는 2위 한화와 승차를 3경기 차이로 벌렸다.
그런데 경기 초반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평소 ‘뛰는 야구’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염경엽 LG 감독은 3회 LG 주자들에 ‘도루 금지령’을 내렸다. 경기 초반에 이례적이었다.
LG가 6-0으로 앞선 3회말, 1사 후 박해민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1루주자는 박해민, 타석에는 신민재. 염경엽 감독은 LG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를 향해 두 손을 들고 ‘X’자 표시를 만들었다.
최원호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뛰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3회지만, 이 정도 점수면 충분히 리드를 해서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다 라는 거죠. 굳이 상대를 자극하면서까지 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이 뛰지 말라고 베이스 코치에게 사인을 주는 거다”고 말했다.
도루 1위(40개) 박해민은 1루에서 벤치 사인을 본 후에 두 손으로 ‘X’ 그리며 벤치 사인을 알아들었다는 표현을 했다.
LG 박해민이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6-0으로 앞선 3회말 1사 후 안타로 출루한 뒤 1루 베이스에서 두 팔로 ‘X’자 표시를 하고 있다 / 티빙 중계 화면
6점 리드이지만 3회였다. 아직 한화는 6번이나 공격이 남아 있었다. ‘미리보는 KS’로 불리며, 1위를 놓고 치열한 맞대결이었다. 지난 8일 첫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도, 김경문 감독도 “신경 쓰인다. 신경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3회 6점 차에서 발빠른 주자들에게 도루를 하지 말라고 할만큼 자신감이 있었을까. 아니면 상대에 대한 배려였을까. 점수 차는 6점이지만, 경기 초반 이미 분위기가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한화는 선발투수 엄상백이 1회 3점을 허용했다. 2회에도 던졌는데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기록은 1이닝 6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이후 불펜 추격조 투수가 올라왔다.
전날 한화는 연장 10회 1-2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최근 불펜 필승조가 난타를 당하면서 2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한화는 하락세다.
[OSEN=잠실, 조은정 기자]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치리노스, 한화는 엄상백을 선발로 내세웠다.2회말 무사 1루 LG 박해민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5.08.09 /[email protected]
LG는 1회 톱타자 신민재가 안타로 출루하자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했다. 2-0으로 앞선 2사 1루에서는 발이 느린 문보경이 과감하게 2루로 뛰어 도루를 성공했다. 벤치 사인에 따라 뛴 것이다. 2회도 박해민이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기록했다. 한화 포수 이재원은 3차례 도루를 하나도 저지하지 못했다. 한화 배터리는 2회까지 정신이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2회까지 6점을 뽑아 승기를 잡은 것으로 판단했다. 도루를 하지 않고도 남은 이닝에서 리드를 충분히 지킬 것으로 봤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1사 1루에서 신민재가 볼넷, 문성주가 안타를 때려 만루 찬스로 연결했고 오스틴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뽑았다. 결과적으로 굳이 박해민의 도루가 필요없었다. 이후 5회초와 5회말 1점씩 주고받아 최종 스코어는 8-1로 끝났다.
[OSEN=잠실, 조은정 기자]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치리노스, 한화는 엄상백을 선발로 내세웠다.2회말 무사 1,2루에서 LG 문성주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한화 엄상백이 강판되고 있다. 2025.08.09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