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캔자스시티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트레이드 마감일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떠나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이적한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35)가 새 팀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야스트렘스키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1회 리드오프 홈런으로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시즌 10호 홈런으로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미네소타 우완 선발투수 조 라이언의 5구째 한가운데 몰린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8회 무사 2루에서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 출루에 성공한 야스트렘스키는 캔자스시티 이적 후 7경기 타율 3할(20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 OPS 1.068로 활약 중이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9일 야스트렘스키의 트레이드 뒷이야기를 전했다.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지난 1일은 샌프란시스코 경기가 없는 날이었고, 야스트렘스키는 구단 방송 캐스터 데이브 플레밍 등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고 있었다.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진 샌프란시스코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셀러’로 나섰고, 마감일에 투수 카밀로 도발(뉴욕 양키스), 타일러 로저스(뉴욕 메츠)에 이어 야스트렘스키도 보냈다. 마감일 오후에 캔자스시티가 야스트렘스키에게 관심을 보였고, 마감 시한 2분을 남겨놓고 트레이드가 완료됐다. 마이너리그 투수 유니어 마르테를 받는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는 야스트렘스키와 함께 그의 잔여 연봉 300만 달러의 절반가량 보조하는 현금을 캔자스시티에 보냈다.
트레이드가 성사된 뒤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곧바로 야스트렘스키에게 연락을 취했다. 요즘은 SNS가 워낙 발달해 선수가 구단이 아닌 SNS를 보고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사진] 캔자스시티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2021년 선수로 야스트렘스키와 같이 뛰었던 포지 사장은 “그 전화가 반갑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야스트렘스키는 내 친구다. 그에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캔자스시티에서 너에게 관심을 보였고, 팀을 위해 이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야스트렘스키도 그 말을 이해했고, 감사함을 표했다”고 전했다.
야스트렘스키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서로를 오래 알았고, 상황을 이해했다. 전화로 직접 알게 돼 좋았다. 진심이 담긴 배려와 존중이 있었다. 선수이자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점이었다”고 포지 사장의 빠른 연락과 설명에 고마워했다.
2013년 드래프트에서 14라운드 전체 429순위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야스트렘스키는 6년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고, 2019년 3월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됐다. 그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7년간 790경기 타율 2할3푼8리(2595타수 617안타) 114홈런 346타점 OPS .768로 활약했다. 오라클파크 홈에서 끝내기 홈런 5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시절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엇보다 동료들의 신뢰가 두터운 선수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투수 로건 웹은 “트레이드 전날에도 야스트렘스키는 몸을 사리지 않고 뛰었다. 팝플라이를 쳐도 잡히는 순간까지 2루로 뛴다. 야구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할 모든 것들을 다 한다. 그와 함께 뛰는 게 즐거웠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였고,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가 믿고 의지한 존재이기도 했다. 이정후가 야스트렘스키를 ‘큰형(big brother)’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트레이드 당일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소식을 듣고 놀랐다는 이정후는 “솔직히 조금 울컥했다. 야스트렘스키는 정말 좋은 친구였다. 우리는 긴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가 앞으로 잘되길 바란다”며 행운을 빌었다.
트레이드가 야스트렘스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 경쟁 중인 캔자스시티에서 가치를 높이면 FA로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었던 야스트렘스키는 35세인 올 시즌을 마치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OSEN=펫코파크(샌디에이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 5회초 2사 1루에서 견제사를 당한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4.03.29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