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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박성현 “재밌고 설레는 한 주였다”

중앙일보

2025.08.10 00:03 2025.08.1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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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사진 KLPGA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나흘 합쳐 14언더파. ‘남달라’ 박성현(32)이 모처럼 활짝 웃으며 주말 경기를 마쳤다. 미국행 발걸음도 더욱 가벼워졌다.

박성현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장(파72·658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합계 14언더파 274타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우승 경쟁은 벌이지 못했지만, 모처럼 상위권으로 진입하며 재기를 예고했다.

2014년 데뷔한 박성현은 통산 7승을 거두며 KLPGA 투어 대표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7년 건너간 LPGA 투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같은 해 US여자오픈을 깜짝 제패했고, 11월에는 역대 신인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2018년 3승을 기록하면서 전성기를 이어간 박성현은 그러나 2019년 말 왼쪽 어깨를 다치면서 내리막을 탔다. 특유의 파워풀한 스윙을 할 때마다 연골이 부딪혔고, 이를 치료하느라 10개월 가까이 제대로 채를 잡지 못했다. 또, 지난해에는 왼쪽 손목 부상으로 다시 1년을 쉬어갔다.

올 시즌 복귀 후에도 좀처럼 감을 회복하지 못한 박성현은 추천선수로 나온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부활을 알렸다.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를 기록하더니 둘째 날과 셋째 날에도 3타와 1타를 줄이며 상위권을 달렸다.

마지막 날 플레이는 더욱 군더더기가 없었다. 전반 4번 홀(파4)과 3번 홀(파3)에서 각각 6m와 5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3라운드에선 중거리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지만, 이날에는 결정적인 퍼트가 홀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 후반에도 버디 3개를 추가하면서 올 시즌 가장 좋은 마무리를 보였다.

아이언샷하는 박성현   (서울=연합뉴스) 박성현이 7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 15번홀에서 아이언샷하고 있다. 2025.8.7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경기 후 만난 박성현은 “솔직히 한 대회 정도는 이런 스코어가 나오리라고 생각했다. 최근 샷 감각이 정말 좋았고, 퍼트도 괜찮아서 기대했다. 또, 지난 한 달간 체력 훈련도 많이 해서 이번 대회는 힘든지도 몰랐다”고 웃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의 최대 수확은 역시 자신감 회복이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는 정말 두려운 것이 없었다. 어떤 샷을 하든, 어떤 퍼트를 하든 많은 자신감이 뒤따랐다”면서 “적잖은 소득을 안고 미국으로 돌아가게 돼서 기쁘다. 분명 한 두개 대회에선 이번만큼의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친구인 백지희(32)와 호흡을 맞췄다. 과거 KLPGA 투어에서 뛰었던 백지희는 박성현의 부탁을 받고 나흘간 캐디백을 멨다. 박성현은 “루키 시절인 2014년 당시 (백)지희가 캐디를 맡아줬는데 모처럼 다시 선수와 캐디로 호흡을 맞췄다. 지희는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해주는 친구라 이번 대회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LPGA 투어 시드가 만료되는 박성현에겐 당장의 우승이 시급하다. 일단 박성현은 11일 미국으로 건너가 14일 개막하는 포틀랜드 클래식을 뛴다. 이어 CPKC 여자오픈과 FM 챔피언십 그리고 9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이 현재 기준으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다.

박성현은 “10월 아시안 스윙 참가를 위해선 남은 4개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최소 톱10은 기록해야 한다. 일단 부담감은 최대한 내려놓고 할 수 있는 것만 최대한 해보겠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팬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서 죄송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기쁨을 드려 행복하다”고 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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