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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꺾였는데 '빚투'가 문제?…일주일새 대출 2조 늘었다

중앙일보

2025.08.10 01:14 2025.08.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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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대출 규제 이후 느려졌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이달 들어 다시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식 ‘빚투(대출을 받아 투자)’로 인한 일시적 증가란 입장이지만, 추가 대출 규제를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대출 관련 홍보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10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0조8845억원으로 지난달 말(758조9734억원)과 비교해 1조9111억원이 늘었다. 하루 평균 약 2730억원 불어난 격인데, 이는 지난달 일평균 증가 폭(약 1335억원)의 2배가 넘는다. 뿐만 아니라 6·27 대출 규제 이전인 6월 증가 폭(약 2251억원)보다 큰 액수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달 5대 은행의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역대 최대인 지난해 8월 기록(9조6259억원)도 뛰어넘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주 청약을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늘면서 가계대출도 따라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달 1~7일 신용대출 잔액은 1조693억원이 불어났다. 최근 지투지바이오·삼양컴텍·에스엔시스 등의 공모주 청약에 각각 3조∼13조원의 증거금이 몰린 영향이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 받은 신용대출은 통상 청약이 끝나면 대부분 상환된다.

신용대출과 달리 6·27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폭은 오히려 예상보다 더 줄었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실제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주담대는 5796억원 늘면서 하루 평균 약 828억원씩 증가했다. 지난달 일평균 주담대 증가 폭(1466억원)을 한참 밑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6·27 대출 규제 전 계약 물량의 대출이 실행되면 7~8월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어느 정도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는 적었다”면서 “주택 거래량이 크게 꺾이면서 주담대 증가세는 확실히 잡혔다”고 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부동산 거래량 감소로 주담대 증가 폭은 줄고 있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해서다. 지난 7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4% 올랐다. 직전 주(0.12%)보다 가격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정부는 집값 상승세가 다시 뚜렷해지면, 언제든 추가 대출 규제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담보인정비율(LTV) 축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 확대는 항상 준비해 두고 필요하면 언제든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남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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