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 TV토론에서 탄핵 반대 측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탄핵 찬성 측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정면 충돌했다. 10일 오후 5시 20분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입당, 당내 극우 논란 등을 두고 건건이 부딫혔다.
찬탄 후보들의 초반 공세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집중됐다. 김 후보가 조경태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가장 앞장 선 사람이다. 왜 그랬냐”고 포문을 열자,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사람이다. 만고의 역적”이라고 맞섰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무슨 북한 핵을 개발하게 했냐. 계엄을 잘못한 것밖에 없지 않냐”며 “누가 다치거나 어떻게 된 사람이 있냐”고 재차 반문했다. 조 후보는 “혹시 문해력이 떨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은 뒤 “이런 부분(계엄)에 대해 자꾸 이렇게 대변하니까 우리 당이 내란당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답답하다”고 맞섰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지난 대선 때 한덕수 총리와 단일화 하겠다고 해서 후보가 됐다가 결국 약속을 안 지켰다. 계엄에 사과한다고 큰절도 했는데 요즘은 ‘계엄이 별 것 아닌것 같다’고 한다”며 “상습적인 말 바꾸기”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나는 계엄에 대해서 한 번도 잘했다고 얘기한 적 없다”면서도 “윤 전 대통령이 불가피하게 자신의 비상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정을 민주당이 제공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재입당에 대해서도 “우리 당 출신의 모든 전직 대통령에 대해 모두 입당하도록 해야 한다. 이분들의 성과와 문제점을 같이 계승해야 한다”며 “우리가 뽑았던 대통령에 대해 계속 탈당한다, 출당한다고 하는 불행한 역사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네 후보는 윤어게인(Yoon Again) 등 논란을 두고도 격하게 싸웠다. 안 후보가 장 후보를 향해 “윤어게인이냐”고 묻자, 장 후보는 “다른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하게 지키고 반국가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윤어게인의 주장은 내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함께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도 김 후보를 향해 “부정선거 음모론 등 극우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국민의힘에는 극우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같은 사람이 극좌”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과거 정 대표의 미국 대사관저 방화 사건을 언급하며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불을 질렀냐. 폭력을 행사했냐”고 되물었다. 조 후보는 “극우와 극좌는 상통한다”고 되받아쳤다.
'O·X' 팻말로 의견을 밝히는 코너에선 ‘특검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이 인권침해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김·장 후보는 "그렇다"고, 안·조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조 후보는 "동네 양아치 건달보다 못한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이 참 허탈해했을 것"이라며 말했다. 장 후보는 "이렇게 무리하게 수사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당 통합· 쇄신 방안을 놓고는 반탄 후보들끼리도 시각이 엇갈렸다. 장 후보가 “뭉치지 못해 대통령을 두 번이나 탄핵하는 결과를 맞았다. 내부총질하는 사람들도 통합하자는 거냐”는 의견을 내자, 김 후보는 “과거를 파헤쳐서 싸우면 결국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고 이재명의 독재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장 후보는 “우리가 107명이 있어도 탄핵 때처럼 8~9명만 찬성하면 개헌저지선(100석)이 의미가 없다”며 “개헌은 최종적으로 국민 투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결국 국민이 최후의 보루가 되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