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를 다룬 대표적인 시로는 김수영의 ‘푸른 하늘은’과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가 있다. 김수영은 4·19에 담긴 ‘현실적 자유주의’를, 신동엽은 ‘민중적 민족주의’를 노래했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1960, ‘푸른 하늘은’)
‘껍데기는 가라./ 4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1967, ‘껍데기는 가라’)
김광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4·19가 일어난 지 18년이 지난 후 그 시절을 함께했던 벗들을 만나 4·19의 의미를 담담하면서도 아프게 되새긴다.
‘우리의 옛사랑이 피 흘린 곳에/ 낯선 건물들 수상하게 들어섰고/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아직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마른 잎 흔들며/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1979,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4·19는 정치적으로 좌절했더라도 사회·문화적으로는 성공했던 혁명인 것으로 보인다. 4·19에 담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민족주의는 우리 문학에 새로운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