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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잡았어? 잡았네! 믿기 힘든 플레이" 누가 천재를 의심했나, 동료 실수 막아낸 '완벽한 백업 수비'

OSEN

2025.08.1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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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왼쪽)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낙구 지점을 놓친 타구를 백업하며 캐치하고 있다. /MLBTV 캡처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왼쪽)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낙구 지점을 놓친 타구를 백업하며 캐치하고 있다. /MLBTV 캡처


[OSEN=이상학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기막힌 백업 수비로 동료의 실수를 막았다. 경기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순간이었지만 이정후의 백업 플레이가 완벽했다. 

이정후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동료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의 실수를 막는 호수비로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상황은 7회에 발생했다. 2사 3루에서 워싱턴 드류 밀라스가 좌중간으로 뜬공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 라모스가 앞으로 달려나오며 잡는가 싶었지만 햇빛에 공이 가렸는지 급하게 손을 흔들며 타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인을 보냈다. 

이때 이정후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백업 플레이를 위해 라모스 뒤쪽에 있던 이정후는 낙구 지점을 놓치지 않았고, 앞에 떨어지는 타구에 앉은 자세로 몸을 날려 글러브로 공을 건져냈다. 만약 놓쳤으면 3루 주자가 홈인하며 워싱턴이 4-1로 달아날 수 있었지만 이정후의 백업 플레이가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이정후가 공을 잡아낸 순간 라모스는 오른손을 가슴에 얹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키며 타구가 햇빛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고 표시했다. 이정후는 웃으며 라모스와 함께 덕아웃으로 향했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왼쪽)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낙구 지점을 놓친 타구를 백업하며 캐치하고 있다. /MLBTV 캡처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왼쪽)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낙구 지점을 놓친 타구를 백업하며 캐치하고 있다. /MLBTV 캡처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전담하는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중계진도 “이정후가 공을 잡았나? 잡았다. 이제야 팬들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다. 이정후가 백업을 하며 기적 같은 플레이를 해냈다”며 감탄했다. 

경기 후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포스트게임쇼에서도 이정후의 이 수비를 다뤘다. 진행자 로라 브릿은 “라모스가 타구를 잡는 듯했지만 햇빛에 가려서 놓쳤다. 이때 이정후가 백업을 해줬다. 이것이 팀원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분석가 숀 에스테스는 “이정후가 믿기 힘든 캐치를 했다. 이래서 절대 공이 잡힐 거라는 가정을 하면 안 된다. 외야수라면 이런 상황이 종종 발생할 수 있으니 항상 동료 쪽으로 달려가 도와야 한다”며 기본에 충실한 이정후의 백업 플레이를 칭찬했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오른쪽)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낙구 지점을 놓친 타구를 백업하며 캐치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라모스를 보며 이정후가 웃고 있다. /MLBTV 캡처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오른쪽)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가 낙구 지점을 놓친 타구를 백업하며 캐치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라모스를 보며 이정후가 웃고 있다. /MLBTV 캡처


이정후는 지난달 말만 해도 중견수 자리에서 거듭된 수비 불안으로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6회 드레이크 볼드윈의 좌중간 뜬공 타구를 라모스와 서로 미루다 놓치면서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도 6회 리오버 페게로의 좌중간 타구를 누구도 잡지 않아 2루타를 내줬다. 중견수 이정후, 좌익수 라모스, 2루수 브렛 와이즐리 모두 타구를 향해 달려갔지만 콜플레이가 되지 않았는지 다들 머뭇거렸고, 이정후가 낙구 지점 근처에서 뒤늦게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으나 놓쳤다. 두 번의 수비 모두 타구를 잡기에 가장 좋은 각도에 있던 이정후가 콜플레이를 통해 잡아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 시즌 이정후는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가 -3으로 하위 14%로 좋지 않다. 실책 2개 포함 중견수 수비에서 불안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날처럼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로 만회하면 머지않아 평균에 수렴할 수 있다.

한편 이정후는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8월 들어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워싱턴 좌완 불펜 호세 A. 페러를 상대로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99마일(159.3km) 싱커를 밀어쳤고, 3루 쪽 빗맞은 땅볼이 나왔다. 수비 시프트 반대 방향으로 굴러갔고, 3루수 브래디 하우스가 공을 잡았을 때 이정후가 이미 1루에 도달했다. 행운의 내야 안타였지만 불리한 카운트에서 밀어치기로 수비가 없는 공간에 타구를 보낸 이정후의 컨택이 돋보였다. /[email protected]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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