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MVP 출신 투수 에릭 페디(32·애틀랜타 브레이비스)가 이적 후 3번째 등판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히려 약점이 다 드러난 경기였다.
페디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벌어진 2025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막았다. 도루 허용만 5개로 주자가 누상에 나갔다 하면 계속 뛰었다.
타선 지원 속에 애틀랜타가 8-6으로 승리하면서 페디는 시즌 4승(12패)째를 올렸다. 트레이드 이후 첫 승으로 전 소속팀 세인트루이크 카디널스 소속이던 지난 5월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완봉승 이후 9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투구 내용은 불안했다. 1회 2사 2루, 2회 2사 2,3루 위기를 넘긴 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4회 4실점 빅이닝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오토 로페즈를 3루 번트 안타로 출루시킨 뒤 포수 패스트볼이 나왔고, 제이콥 마쉬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6구째 커터가 한가운데 실투가 되면서 라인드라이브 장타를 얻어맞았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에릭 와가먼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한 페디는 그레이엄 폴리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데릭 힐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2사 2,3루에서 재비어 에드워즈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7구째 바깥쪽 싱커를 공략당했고, 시속 105.6마일(169.9km) 강습 타구를 허용했다.
에드워즈에게 2루 도루까지 내준 페디는 카일 스타워스를 2루 땅볼 처리하며 가까스로 4회를 마쳤다. 5회에도 2사 후 마쉬에게 볼넷과 2루 도루 허용으로 득점권 위기가 있었지만 에리베리토 에르난데스를 헛스윙 삼진 잡고 어렵게 5회를 마쳤다.
[사진] 애틀랜타 에릭 페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5회까지 총 투구수 102개로 효율적이지 못했다. 최고 시속 95.2마일(153.2km), 평균 93.4마일(150.3km) 싱커(27개) 외에 커터(36개), 스위퍼(25개), 체인지업(14개)을 던졌다. 2회 더블 스틸 포함 도루만 5개 허용하며 슬라이드 스텝에 또 다시 약점을 드러냈다. 올해 페디는 도루 28개를 허용하는 동안 저지가 단 2개로 도루 저지율이 6.7%에 불과하다.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와 함께 리그 최다 도루 허용이다.
5월 중순부터 급격한 부진에 빠진 페디는 지난달 24일 세인트루이스에서 양도 지명(DFA) 된 뒤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됐다. 이날까지 이적 후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6.60으로 투구 내용이 좋지 않다. 15이닝 동안 11점을 내줬고, 삼진 7개를 잡는 동안 볼넷 8개 허용했다. 무려 5명의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애틀랜타가 어쩔 수 없이 웨이버 클레임으로 페디를 데려와 쓰고 있지만 다른 팀에선 선발로 도저히 쓰기 어려운 수준이다.
2023년 KBO리그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MVP를 받고 메이저리그로 돌아온 페디는 올해를 끝으로 2년 1500만 달러 계약이 종료된다. 다시 FA로 풀리지만 현재 같은 투구라면 선발 보장 계약을 따내기 쉽지 않다. 남은 시즌 확실하게 반등하지 못하면 메이저리그 계약도 어렵다. 페디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 한국에 가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로 넣어야 한다. KBO리그로 돌아오면 원소속팀 NC가 페디에 대한 보류권을 갖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