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11일 서희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희건설은 2022년 당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김건희 여사가 착용한 반 클리프 에펠의 6000만원대 목걸이를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서희건설이 회사 자금을 세탁해 반 클리프 목걸이를 구매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날 서희건설 본사인 서울 양재동 서희타워에 검사·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최근 반 클리프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및 자료제출을 통해 김 여사가 착용한 ‘스노우 플레이크 팬던트’ 목걸이를 구매한 고객 명단에서 서희건설 측과 관련된 인사가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6000만원대 고가의 목걸이인 만큼 구매한 고객이 많지 않았고, 고객 리스트를 전수분석한 결과 서희건설의 존재가 드러났다. 구매 시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직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서희건설 측이 반 클리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제공한 대가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에 발탁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대검 공안3과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등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2022년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합류를 시작으로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2023년 12월 사임했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날 서희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공직자 재산 신고 누락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로 시작된 김 여사의 목걸이 논란은 증거인멸 의혹을 넘어 뇌물 혐의 사건으로 번졌다. 특검팀은 이날 압수수색을 바탕으로 서희건설 측의 목걸이 구매 이유와 목걸이의 이동 경로, 김 여사와의 관련성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서희건설 측의 증거인멸 정황도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서희건설 측은 반 클리프 목걸이 상납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9일 0시부터 본사가 입주한 서희타워 출입을 전면 폐쇄했다. 9일 오전 0시 28분 양재동 서희타워 건물 관리사무소는 10여개 입주사에게 “긴급 상황으로 이번주 토요일(9일)과 일요일(10일) 서희타워 전체가 통제되어 출입 및 이용이 불가하다”고 단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한 입주사 관계자는 “평소 주말엔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며 “목걸이 상납 의혹이 불거진 직후 출입을 통제한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서희건설 측은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수사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