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만에 크리스탈 팰리스를 ‘잉글랜드 커뮤니티 실드’ 우승으로 이끈 ‘영웅’ 골키퍼 딘 헨더슨(28·잉글랜드)이 화제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커뮤니티 실드를 치렀다. 직전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리버풀)과 FA(축구협회) 우승팀(크리스탈 팰리스)이 단판으로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다. 1905년 창단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지난 5월 첫 FA컵 우승을 이뤄냈다. 이어 120년 만에 처음으로 커뮤니티 실드 우승도 차지하면서 방패 모양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양 팀은 90분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검정색 모자를 쓴 크리스탈 팰리스 골키퍼 헨더슨은 2차례 슛을 막아내 3-2 승리를 이끌었다.
신들린 승부차기 선방쇼 비결은 물병에 적어둔 ‘커닝 페이퍼(cheat sheet)’였다. 중계카메라에는 승부차기 도중 헨더슨이 물통에 붙여둔 메모를 읽은 뒤 물통을 수건 안에 숨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기 후 SNS에 헨더슨이 팬에게 선물로 준 물통 사진이 공개됐다. 물통에는 ‘Mac Allister- L(맥 앨리스터 왼쪽), 엘리엇 오른쪽’ 등이 적혀 있었다. 평소 리버풀 선수들이 페널티킥을 즐겨 차는 방향을 연구해, ‘선수 맞춤형’으로 몸을 날릴 방향을 적어둔 거다.
메모대로 헨더슨은 왼쪽으로 다이빙해 2번 키커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의 슛을 막아냈다.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4번 키커 하비 엘리엇 슛도 쳐냈다.
헨더스는 ‘커닝 페이퍼’ 관련 질문에 “아마도, 당신은 그걸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 넘겼다. 이어 “난 압박감에 휩싸이는 걸 즐긴다. 승부차기를 대비한 사전 준비는 훌륭했다. 3개월 사이에 2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202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한 헨더슨은 지난 5월 맨체스터시티와의 FA컵 결승전에서도 오마르 마르무쉬의 페널티킥을 막아내 1-0 승리 및 우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