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11년 공들인 도네츠크 방어선 거취 주목
"푸틴 영토 야욕 장애물…내주면 침공확대에 극도로 유리"
푸틴, 트럼프 통해 우크라 '요새 벨트 해체' 노린다
우크라 11년 공들인 도네츠크 방어선 거취 주목
"푸틴 영토 야욕 장애물…내주면 침공확대에 극도로 유리"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추가 침공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장악할 때 우크라이나가 직면할 위험을 지적하며 푸틴 대통령의 잠재적 노림수를 10일(현지시간) 이같이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오는 1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실제로 어떤 요구를 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진 여러 버전의 요구안에 공통으로 담긴 내용은 도네츠크주 전역에 걸친 우크라이나군의 철수다.
ISW는 도네츠크를 러시아에 완전히 내주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에 끈질기게 버텨온 인프라인 '요새 벨트'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슬로우얀스크부터 코스탄티니노우카까지 이어지는 도네츠크 서부 도시와 마을을 방어선으로 삼아 2014년부터 러시아, 친러시아 반군의 공세를 막아왔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저지선에 막혀 교착 속에 막대한 사상자를 내는 소모전을 지속하고 있다.
ISW는 "전쟁을 끝낼 확정적 평화합의 없이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도네츠크주의 남은 부분을 내주면 러시아군이 길고 인명피해가 많은 지상전 고난을 피해 훨씬 좋은 조건으로 공격을 재개할 극도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요새 벨트는 도네츠크 남북으로 이어진 코스탄티니노우카-슬로우얀스크 고속도로를 따라 50㎞ 정도 늘어져 있다.
슬로우얀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는 요새 벨트의 북쪽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전체를 방어하는 데 보급 중심지의 역할을 한다.
드루즈키우바, 올릭시예보-드루즈키우바, 코스탄티니노우카는 방어선의 남부 절반을 차지하며 우크라이나군의 영토 방어와 수복의 거점으로 활용됐다.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들 도시를 2014년 7월부터 통제해 11년 동안 요새 벨트를 강화하고 중대한 방위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시간, 돈, 노력을 쏟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확장하는 데 도네츠크 요새 벨트가 중대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영토 교환이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타협을 강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눈독을 들이는 도네츠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우크라이나 헌법에는 영토 양도가 불가능하다고 적시돼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경악하며 휴전을 위한 자국의 영토 타협안에 즉각 반대했다.
서유럽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깊은 우려를 드러내며 미러 정상회담에 우크라이나를 참석시키라고 촉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유럽연합(EU)은 공동 성명을 통해 "무력으로 국경선이 바뀌면 절대 안 된다는 원칙을 계속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국들은 유럽의 대러시아 방파제 역할을 해온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제국주의 성향을 지닌 푸틴 대통령이 유럽으로 침공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위험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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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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